로스쿨은 끝났다 - 어느 명문 로스쿨 교수의 양심선언
브라이언 타마나하 지음, 김상우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있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사법고시가 폐지된다고 한다. 나는 막연히 사법고시는 잘못된 제도이므로 로스쿨이라는 다른 대안이 생겨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많은 수재들이 사법고시 때문에 폐인이 되기도 하고 사법고시 합격자들이 대부분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니 불공평한 제도가 아닌가.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로스쿨은 사법고시보다 더하면 더했지 부의 재분배에는 전혀 도움을 못줄 것 같다. 미국의 로스쿨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이 밝혀졌는데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의 예상과는 어긋났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에 가서 변호사가 되면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형로펌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극소수고 나머지의 대다수의 학생들은 평생 갚아야 할 거대한 빚만 떠안았다. 한마디로 학비가 변호사로 버는 돈보다 비용대비 더 비싼 것이다. 최고의 대학이라는 예일대의 경우는 2010년 졸업생 중 70퍼센트 정도만 학자금 빚을 지고 있는데 이것이 낮은 정도라니 다른 대학의 경우 로스쿨 졸업생들이 얼마나 빚을 떠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위권 대학은 90퍼센트가 넘는다)

게다가 로스쿨이 불완전하고 왜곡된 취업정보를 공개하니 학생들은 속아서 입학을 하고,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곳에 취직할 확률이 낮다. 최고연봉 변호사로 취직할 확률은 겨우 5~10프로 정도다.

 

책 속에 나타난 미국의 로스쿨은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입시학원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마치 입시학원에서 한명 서울대 붙었는데 열명 붙었다고 과장광고하면서 너도 할 수 있다라고 큰 가능성이 없는 학생에게 학원강의수강을 북돋는 것과 비슷하달까. 수백명에게 권하지만 사실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한두명뿐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나도 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란 꿈에 부풀어 빛을 내서라도 학원에 다닌다. 그렇다면 학원선생은 왜 학생들에게 그런 허위과장광고를 할까? 그래야 그들이 돈을 벌고 부자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쿨 교수들은 학생들의 미래에는 관심도 없고 자신들의 편안한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고심할 뿐이다.

 

이 책은 2018년 로스쿨 도입을 앞둔 우리나라의 법조계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미국의 로스쿨이 꼭 우리의 표본이 되라는 법은 없겠지만 우리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될까봐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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