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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트라우마
바빗 로스차일드 지음, 김좌준 옮김, 최주연 감수 / 소울메이트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과거에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을 때 그 일을 잊은것 같은데도 몸은 기억하고 있다. 이것이 트라우마인 모양이다. 남자에게 학대당한 경험이 있는 여자는 그 남자와 눈매가 비슷한 남자만 봐도 두려움이 생길 것이고 그 사람과 어떤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사람은 성장한 후에도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이유없이 사람을 믿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교통사고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운전을 하는 것이 그 이전보다 두려울 것이다. 정도의 차이이지 누구나 트라우마를 갖고 있지 않을까. 문제는 과거의 그것이 현재의 나에게 지나치게 커다란 영향을 미쳐 제자리에 머물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는 의미는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발견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나 자신의 트라우마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고있는데 다소 어려운 전문용어도 등장하므로 마냥 쉬운 책은 아니었다.
그럼 이런 트라우마를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상치료는 너무나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멈춤과 가속을 반복해야 한다. 장애 증상이 워낙 소모적이라 일상생활에서 환자는 과도한 흥분상태를 줄여야만 더 효과적인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주변 지인의 이야기를 적어보자면 과거에 빚독촉에 시달려본 적이 있는 A는 지금도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에 소스라치며 일어난다고 한다. 그들은 그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생사하기도 했기 때문에 한참동안 문두드리는 소리만 들으면 공포감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제시한 것과 비슷하게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분리하려고 수없이 노력한 끝에 최근엔 그런 현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 노력이란 것은 별것 아닌데 주변에 이 일을 자주 농담하듯이, 유머러스하게 자주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럼 그 말을 들은 사람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런 망할놈의 새끼들 지금쯤 감옥에 있을꺼야...하는 식으로 반응했다는 것이다. 그가 바른 방법을 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의 노력이 과거의 기억과 신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한 것은 맞는 것 같다. 과거의 안좋은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