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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섬 나오시마 - 아트 프로젝트 예술의 재탄생
후쿠타케 소이치로.안도 다다오 외 지음, 박누리 옮김, 정준모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평점 :
한국에도 나오시마 같은 섬이 있었으면 좋겠다.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예술품을 만들고, 전시하는 공간. 그 섬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몰려든다. 그런데 예술이란 것은 특정한 섬이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에, 도시의 골목골목에 모두 퍼져 있는 것이 아니던가? 하지만 별생각없이 일상을 살다 보면 예술 같은 건 까맣게 잊고 만다. 보통 사람들에겐 예술이란 것에 대해 의식적으로 환기시키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주일간 열심히 일상을 살다가 휴가를 맞아 예술이 펼쳐진 섬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이곳 나오시마 섬이 처음부터 예술의 섬이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산업폐기물이 불법투기되었던 쓰레기의 섬이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예를 들어 치과의원이었다가 버려진 집을 오오타케 신로가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하이샤는 마치 악귀가 자신의 진지를 꾸며놓은 것 같은 곳이지만 이 역시 예술작품이다. 많은 예술가들이 나오시마에서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받고 있다.
현대 예술품에 대해 사실 아는 것이 많지 않았는데 짧은 시간 훑어본 예술품들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잔영이 남아 있는지 자꾸만 다시 책을 펼쳐보게 된다. 섬 하나를 예술공간으로 만든 일본의 여유가 부럽게도 하고 우리도 곧 그런 공간을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예술에 대한 열정 또한 일본에 뒤질바가 아니지 않는가.
그나저나 어서 나오시마 섬에 가보고 싶어서 큰일이다. 나오시마 섬에 가서 광학유리로 만든 계단을 본 다음 츠즈지 여관에 하루 묵고, 자전거를 빌려 다리가 아플 때까지 타는 거다. 미술관으로 가는 전용모노네일도 꼭 타보고 싶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