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먹는 반찬가게
사토 게이지 지음, 김경은 옮김 / 김영사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작고 예쁜 이 책은 전철에서 틈틈이 읽었는데 시골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아저씨가 사업성공 비결을 잔잔한 어조로 들려주는 것 같았다. 사실 반찬가게를 하는 아저씨라고 하기엔 그의 사업은 너무나 큰 성공을 거두었다. 광고 한번 안해도 하루에 15000개의 오하기를 파는 유명한 반찬가게. 먼곳에서도 오하기를 사기 위해 기꺼이 고객의 발길을 돌릴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일단 오하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팥으로 만든 일식 찹쌀떡이 바로 오하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반찬가게의 오하기는 ‘적당히 단’ 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처음에는 고객들이 설탕을 달라고 했지만 나중에는 많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적당히 단 오하기를 찾게 되었다.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이 반찬가게가 성공한 비결은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너무 많은 물량을 감당할 수 없으니 광고도 최대한 하지 않고 정직한 맛으로 승부하고 오하기를 제외한 반찬들도 매일 적당한 양만 만들어 판매한다. 게다가 오하기는 금세 상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선물을 하기에도 불안하고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먹어야 한다. 그래서 선물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에게는 판매를 안하겠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 안에 먹겠다는 약속을 받고서야 팔 정도니 반찬가게의 고객에 대한 애정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다. 고객은 이런 반찬가게에 더 큰 신뢰를 갖게 되지 않겠는가.

 

이 반찬가게가 오하기 대표 가게가 된 사연도 재미있다. 한 손님이 손자가 오는데 자신이 어렸을 때 먹었던 오하기를 먹이고 싶다고 말한 것이 오하기를 개발한 계기가 되었다. 여러번 시도해서 실패작을 여럿 내고서야 성공적인 오하기를 만들 수 있었고 고객이 기뻐하는 모습에 직원들은 더 큰 활력을 얻는다.

 

이 반찬가게의 직원들은 모두 반찬가게에 대한 애정이 큰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사장님의 많은 노력이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결코 일대일로 직원을 꾸짖지 않으며 한명한명을 존중해준다.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왜 거대 기업의 사장들이 이 반찬가게로 연수를 오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일본에 가면 꼭 이 가게에 들러 오하기를 사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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