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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여자 대통령
박영만 지음 / 프리윌 / 2012년 9월
평점 :
여자 대통령이라면 마거릿 대처 말고는 알지 못했다. 얼마전 마거릿 대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본 이후로 여자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만 된다면 점점 더 많은 여자 대통령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사람들은 영부인을 주로 떠올리지 여자대통령을 쉽사리 떠올리지 못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지만 이미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전혀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이야 입증된 사실이다. 문득 남편을 대신해 왕의 역할을 수행한 우리의 명성황후가 떠오른다. 그녀의 뛰어난 정치적 감각과 외교수완은 익히 알려진 일인데 아직도 대한민국에 여자대통령이 없다는 건 참 아쉬운 일이다.
책을 읽어보니 뜻밖에도 작은 나라, 선진국이 아닌 나라가 여자 대통령을 많이 배출했다. 남편인 대통령이 죽거나 하면 아내가 이어서 한 경우가 있었는데 이름뿐인 대통령직을 유지한 여자대통령이 있는 반면 점차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무리없이 임무를 수행한 사람도 있었다. 딸이 아버지처럼 정치를 한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는다. 필리핀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역시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는데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에는 이렇게 여자대통령의 가족이 대통령이었던 경우가 종종 보인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인물은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법학자에서 대통령이 되고 임기종료 3개월을 앞두고는 대통령직을 사임, 국제인권문제지도자가 된 메리 로빈슨이었다. 로빈슨의 경우 국민에게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받아서 차기 대통령 후보도 대다수가 여성이었고 그녀들은 그녀를 흉내내려 애썼을 정도였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당선 당시의 국민의 신뢰를 임기 말까지 유지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대통령들도 사임 이후로 더욱 존경받는 대통령이 많이 배출되길 바라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