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살기 5년차 혼자살기 시리즈 1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박솔 & 백혜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혼자살기를 5년 이상 경험한 나로서는 이 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반가웠고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어머, 맞아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꽤 많았다. 첫직장을 잡자마자 독립한후 처음 몇 달간은 가슴설레하다가 괜히 나왔는가 싶다가, 혼자만의 고독에 몸부림치다가도 그래도 역시 자유로운 공간을 갖게 됐으니 잘했어,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 독립이란 아침 일찍 바게트 빵을 사서 커피에 곁들여 먹는 것이라고 생각했건만 일주일 만에 그것도 지겨워지고 엄마가 해주던 밥을 그리워하게 된다. 제법 요리실력을 키우기도 하지만 매일 해먹는 것도 어느새 지겹다. 청소는 기분 내킬 때 하게 되고 살림살이도 하나 둘 늘어가 공간도 좁아진다. 혼자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한 일일 터다.

 

무릎을 치며 공감할 만한 장면이 꽤나 많았다. 밤늦게까지 누구 눈치 안 보고 술도 마시고 공포영화를 볼 자유도 있지만 밤새 귀신이 나올까봐 덜덜 떨기도 한다. 어느새 가족과 함께 살던 그때가 그리워지고 파리채로 척척 바퀴벌레를 잡아주던 믿은직스러운 아버지도 생각난다. 혼자살기족의 정점은 음식점에 홀로 들어가기. 늘 단짝과 몰려다니던 여학생들이 혼자생활 몇 년만에 혼자 덮밥집에 들어가 밥을 시켜먹는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혼자 살 때 가장 서러운 건 아무래도 아플 때. 처음엔 좀 참고 병원 가기를 미루다가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고 집에 와서 몸조리를 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역시 혼자 살 땐 체력관리가 가장 중요한 것임을 깨닫는 부분이다. 혼자 술마시고 담배피고 다 자유지만 병이 났을 때 혼자서 책임도 져야 한다.

 

이 책은 코믹하게 그려져 있지만 한 여성이 집에서 나와 홀로 방을 구하고 자신만의 생활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일종의 성장만화라고 생각한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부모님에게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고독하지만 떳떳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알게 되는 즐거움이 있다. 전철 안에서 후다닥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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