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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일하는가 - 심리학 뇌과학 진화생물학 양자물리학이 답하는 일과 삶의 모든 의문들
헬렌 S. 정 지음 / 인라잇먼트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왜 일하냐고? 그러고 보니 이런 질문을 직접적으로 받아본 적은 없다. 직업이 무엇인지, 왜 그 일을 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은 있어도 말이다. 일을 하는 이유는 생계를 위해서라고 대부분의 사람이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중도에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에게 왜 그만두는지 이유를 물어보면 행복하지 않아서, 혹은 스트레스가 덜한 일을 찾으려고, 나하고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라는 답을 종종 듣는 것을 보면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는 비단 생계만을 위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닐까? 일은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인데 기왕이면 ‘행복하고 재미있게’ 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나 역시 몇 번의 이직을 경험하고 ‘직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지라 이 책을 꽤 흥미롭게, 진지한 자세로 읽을 수 있었다. 자신의 직업이 꽤나 하찮은 것이며 즐겁지도 않다는 둥 불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일단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온갖 과장된 기사들과 다르게 이책은 사실 당신이 꽤 좋은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절대적인 것보다 상대적인 빈곤감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그렇다. 내 일이 하찮다는 사실보다 친구의 일보다 내 일이 하찮다는 것에 더 고통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심리니까.
킹크랩을 잡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만큼 저들이 아주 가난한 사람들이거나 무능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또한 세계최고의 직업에 벤 사우스홀이란 사람이 최종낙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 사람은 꽤나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6개월간 엄청난 노동량에 시달려야했다. 반면 그를 고용한 퀸즈랜드 관광청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는 광고수단이었을 뿐이다. 결국 세상에 ‘최고의’ 직업 따위란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뇌에 속고 있을 뿐이다. 우리의 뇌가 매순간 우리를 속이고 있으며 미래와 나와 현재의 나가 불화하게 만드는 주범은 바로 우리의 뇌라고 한다. 가끔씩 툭툭 튀어나와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우리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어떤 직업에 대해 상상하는 것은 대체로 나의 뇌가 속이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사실 이직을 할 때마다 나 자신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저 일이라면 현재의 일보다 낫겠다고 생각해서 막상 시작했는데 실망했던 경험은 부지기수였다. 이 책은 이렇게 당신의 직업에 대한 생각이 착각일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가 당신에게 제안하는 것은 독서와 명상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기록하는 것이다. 시시하다고 생각하는가? 결국 정답은 당신 안에서 찾는 수밖에 없다. 독서와 명상은 당신의 내면을 강해지게 해주는 촉진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