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 '윤하정의 공연세상' 무대 위 20인과의 진솔한 이야기
윤하정 지음 / 끌리는책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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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위에서 인생의 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에 수록된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스타들이지만 그저 스타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사람들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 끝에 그런 작은 노력들이 하나씩 보태어져 무대위의 주인공이 된 진짜 배우들. 그리고 배우들을 도와 좋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하나같이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점이 아닌가 싶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권의 책을 읽으며 그들의 열정과 그동안 겪은 시련의 시간들이 전해져오는 것 같아 마치 한편의 연극, 뮤지컬을 관람한 듯 커다란 에너지를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상에 지쳐 무언가 힘을 얻고 싶을 때 극장을 찾는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보며 울고 웃다 보면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도 이럴진대 직접 그 사람의 인생을 사는 사람은 오죽할까. 공연이 끝난 후에도 극중인물의 삶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려움을 겪는다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들의 연기와 일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곤 한다.

 

80세에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박정자, 개그맨에서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정성화,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장영남의 이야기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다. 생계를 잇기 힘들어 이혼을 많이한다는 배우들,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계속 무대에 서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희열의 경지는 용기있게 무대를 택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것이리라. 그들의 연기와 삶 자체가 꽃처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오월이 가기 전에 웃음과 눈물이 가득한 공연장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책장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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