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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알려면 워싱턴을 읽어라 - 국제사회의 표준을 만드는 미국사회 탐색
이하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3월
평점 :
이 책은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는 다른 워싱턴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몇 가지 생각나는 에피소드들은 미국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예우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어서 골프경기장에서 미군들을 특별대접해줄 정도라고 한다. 상이군인이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어렵게 생활을 이어나가는 경우가 잦은 우리와 대조적인 부분이다. 또한 종종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한국의 경찰과 다르게 공권력이 공고히 다져진 미국사회는 누군가 시위대 주위에 병을 던져 깨기만 해도 경찰이 수갑을 채워 즉시 연행한다. 그런 것에 대해 과하다고 항의하는 사람은 없다. 또 한국 국회의원들이 의사당에서 폭력을 휘두르지만 미국은 불법시위를 했을 경우 국회의원도 예외없이 수갑을 채워 체포한다.
학력보다는 경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력서는 경력 위주로 작성한다. 폭설이 오면 정시에 출근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며 눈치를 보지 않고 관공서와 회사들은 주말에 인터넷 연락망을 통해 월요일근무시간을 늦추거나 컴퓨터를 사용한 재택근무를 하고 이웃과 함께 눈을 치운다. 선진국의 여유있게 돌아가는 시스템 덕분이다. 자전거 타기 좋은 도로 덕분에 자동차 없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이기도 하다. 선거문화도 한국과 여러 모로 다르다. 무한대로 선거자금을 모금할 수 있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해야 하는데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된 것은 유권자들의 관심 덕분이다. 유권자들은 언제나 대통령후보들의 선거자금의 출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기자출신인 저자는 CIA국장이 대통령과 반대되는 발언을 하고, 일개 정부기관이 정권의 실력자에 대해 문제 있다고 말하는 용기에 대해 부러워한다.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다보니 우리나라가 아직 선진국이 되려면 한참 먼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역사와 상황, 배경이 달라서 단순히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진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고국의 그에 못미치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다른 나라가 부러워하고 본받고 싶은 사회적분위기와 문화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사회가 선진국의 장점을 수용하는 것에 있어서는 머뭇거림이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