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주인이 될 것인가 - 마쓰시타 정경숙 1기 출신 사상가가 밝히는 한·일 미래지침
하야시 히데오미 지음, 정재헌 편역 / 모루와정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일본과 한국의 상생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책이었다. 특별히 어려운 어휘 없이 술술 읽혀나가고 분량도 작아서 부담없이 이틀에 걸쳐 뚝딱 읽었다. 복잡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 세상살이에서 잠깐 빠져나가 조용한 절간에서 현자의 이야기를 들은 기분이랄까. 나 역시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서양의 사상에 반감을 갖고 있었던 터라 동양의 사상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에 수긍이 갔다. 앞에 나서기보다는 겸손하게, 타인과의 상생과 공존의 방법을 찾는 것. 이것은 요즘처럼 경쟁위주의 사회에서 더더욱 깊이 새겨보아야 할 생존방법이 아닌가 한다.

 

 

책을 다 읽은 후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 14세에 집주인이 된 소년이 이웃집에가서 괭이를 빌려달라고 하자 이웃 할아버지는 지금 자신도 밭을 갈아 씨를 뿌리려는 참이라서 안 된다고 거절한다. 하지만 소년이 다시 찾아가서 제가 어르신 대신 이 밭을 갈아 씨를 뿌려드릴 테니 그 일이 끝나면 괭이를 빌려달라고 하자 흔쾌히 허락하며 괭이뿐 아니라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주저없이 말하라고 하는 부분이었다. 상대에게 먼저 도움이 된 후 도움을 요청하라는 이야기다. 이 역시 상생과 공존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저자는 한국인, 일본인의 구분을 넘어 아시아인, 동양인, 세계인으로 더 넓은 범주로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전체를 아우르는 커다란 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종합학문 즉 전체학이라는 뜻의 종학은 꽤나 나의 흥미를 끌었다. 무슨 일을 하든 부분적 입장에서 끝나지 않고 항상 전체에 입각한다는 뜻이. 그러한 전체관에 입각하여 세계 경제와 역사, 철학, 인간론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종학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는 부분이지만 전체와 같다는 뜻 아닐까.

이러한 동양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이 세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자는 내용의 책이었는데 나로서는 잘 실감이 나지 않는 이야기면서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는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조용한 야외에서 머리를 비우고 읽어나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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