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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의 진실 - 중국이 말하지 않는
셰궈중 지음, 홍순도 옮김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중국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들어왔는가를 알려면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들을 저세히 들여다보면 될 것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글자는 이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글자가 되었고 어려서부터 중국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아이들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예전에 영어를 배우려던 그 열정이 이제 중국어로 옮겨간 분위기다. 90년대 후반에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중국어만 배우면 미래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지만 이렇게까지 상황이 빨리 변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책은 중국의 경제전문가가 쓴 책인데 중국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입장으로선 번쯤 일독해야 할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바야흐로 미국이 아닌 중국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사실 십년 전만 해도 언젠가는 중국이 미국을 넘어서는 강대국이 될 것이란 말이 영 실감나지 않았다. 메이드인 차이나는 메이드인 유에스에와 비교도 되지 않는 것이었으며 땅은 넓지만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 그것이 바로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중국이었다. 어쨌거나 분명한 건 이제 상황이 변했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결국 중국은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식의 중국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펼쳐놓은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자는 중국에 대한 진심어린 염려를 바탕으로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중국이 언젠가는 세계를 재패할 것이라는 식의 진단이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의 불안정한 상황과 약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일본의 통치계층의 무능을 지적한다. 그들은 일본을 1980년대에 거대한 거품으로 몰아갔고 지금도 거품이후의 위축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있다고 말한다.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가 가져온 재난은 세계의 원자력 산업의 발전속도를 늦출 것이며 장긱적으로 볼 때 석유화학 자원의 가격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소비수준은 미국과 대등하지만 생산은 미국의 40프로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원유수입은 10년후 미국을 넘어설 것인데 중국은 무역적자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은 자체적으로 변화를 모색해야만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에 이런 경제학자가 있다는 것은 꽤 희망적이고 부러운 일이다. 가장 낙관적인 입장에 처했을 때 어두운 부분을 제대로 짚고 넘어간다면 강대국의 자리를 오래도록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그저 중국어를 공부하고 중국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이 책을 통해 좀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다.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국에 대해, 그리고 세계경제 상황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