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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은 한 송이 꽃 - 하루에 한 편씩 읽는 365일 禪, 숭산 선사 공안집
숭산스님 지음, 무심 엮음 / 현암사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하루에 한편씩 읽는 365일 禪이라고 표지에 써 있다. 오늘이 1월 23일이고, 나는 이제 한편을 읽었다. 선의 세계로 들어가는 안내문 역할을 하는 이 공안집을 매일매일 읽어 365일 후인 내년 오늘에 나는 이 책을 덮을 수 있을 것인가. 아직 잘 모르겠다. 장담할 수 없다.하루에 한편씩이 아니라 평생 한편만 가지고 참구해도 될까 말까 한 것이 이 공안이라는 숙제이고 보면 하루에 한편을 읽는다는 것은 대단한 속도라고 할 수 있다. 하루에 한편을 읽어 그것을 반복해서 씹고 삼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365일이 있다면 일년후의 오늘, 나는 많이 변화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숭산선사의 가르침중에서 내게 다가온 의미를 '집중'이라는 말 한마디로 축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밥먹을 때 밥만 먹고, 목욕할 때는 오로지 목욕만을 하고, 책 읽을 땐 책만 읽고. 걸을때는 걷기만 하는 것이다. 오늘 할 일을 머리속에서 이리저리 굴리면서 먼지를 일으키며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할 때는 한점의 이물질도 없는 순수한 상태로 몰입하는 것, 그것이 곧 선의 자세인 것은 아닐까. 하늘은 언제나 푸르고 물은 흘러간다. 하늘은 하늘의 도리를 다하고, 물은 물의 도리를 다한다. 오늘 나는 석상선사의 칠거를 읽고 씹고, 또 읽고 곱씹어 소화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