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 그림책으로 읽는 위대한 여성 과학자
로리 월마크 지음, 에이프릴 추 그림, 김종원 옮김 / 두레아이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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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공계전공자들이나 사용하던 알고리듬이라는 말이 이제는 여기저기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아마도 알파고의 딥러닝이나 자율주행자동차의 기계학습같은 것의 등장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리듬이라는 개념에 친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알고리듬이란 무엇일까?


알고리듬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루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논리 언어다. 즉, 컴퓨터가 계산을 하기 위한 입력 과정과 결과 배출 과정을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논리적인 언어로 작성한 것이다. 


최초의 알고리듬은 무엇일까?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알렌 튜링의 암호 해독기인 '콜로서스'가 최초의 프로그래밍으로 운영되는 전자식 디지털 컴퓨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알렌 튜링의 '봄브'는 사실 폴란드의 수학자이자 암호해독가인 마리안 르옙스키가 독일의 이니그마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만든 컴퓨터를 본뜬 것이다. 


최초의 컴퓨터가 전쟁을 통해 상대방의 강력한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비슷한 예로 우리가 학교에서 세계 최초의 컴퓨터라고 배웠던 '에니악'은 포병들이 포탄의 탄도를 계산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결국 전쟁이라는 엄청난 비극적 사건이 강한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최초의 컴퓨터가 만들어지기 전 순수한 수학적 목적을 위해 자동화된 계산 기계를 설계하고 축소형 모형까지 만들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위한 알고리듬을 작성한 사람이 있었다. 캠브리지 대학 교수였던 찰스 베비지와 뛰어난 여성 수학자였던 에이다 러블레이스의 만남은 최초의 컴퓨터와 그 컴퓨터를 이용해 어려운 계산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컴퓨터 알고리듬을 탄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에이다 러블레이스의 알고리듬은 심지어 베비지의 해석기계가 완성되기도 전에 그 설계도와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컴퓨터의 가능성과 미래를 예측한 엄청난 결과물 이라는 사실이다. 에이다는 베비지의 차분기관이 명령어의 입력이 없다면 고철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파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수학의 숫자들을 명령어로 바꿔서 입력한다면 해석기관에게 수학문제를 푸는 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들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비지는 단순히 산술 목적으로 해석기관을 사용하는 데 집중한 반면, 에이다는 그 이상의 것을 보았습니다. 즉, 단순한 수량이 아닌 무엇인가를 대표하는 숫자를 해석기관에 적용하여, 알파벳 글자나 이미지 또는 음악과 같이 숫자 및 연산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어떤 것을 해석 또는 처리할 때 이 기관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블레이스>본문 50~51페이지 중에서



당시의 기술력이 대량의 정밀한 부품을 제작할 형편이 되지 않았기에 베비지의 자동 계산기계인 해석기관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다. 


에이다 러블레이스가 최초의 알고리듬을 만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편, 1842년 토론토 대학에서 베비지의 강의를 들은 이탈리아 출신의 엔지니어 루이지 메나브레아는 프랑스어로 감상문을 작성했다. 베비지는 자신의 해석기관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에이다에게 이 감상문을 영어로 번역해줄것을 부탁했다. 


에이다는 곧 메나브레아의 감상문의 설명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베비지는 에이다를 격려해서 메나브레아의 감상문을 번역하면서 불완전한 부분에 주석을 붙이도록 한다. 에이다는 8개월동안 번역과 주석작업에 매달렸고 원래의 분량보다 두배나 많은 분량의 주석을 달았다. 


이렇게 탄생한 <찰스 베비지의 해석기관에 대한 분석>은 이후 기념비 적인 책으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베비지의 제안에 따라 에이다가 작성한 베르누이 수 계산을 위한 알고리듬이 실려 있다. 에이다가 작성한 알고리듬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볼 수 있는 이유중 하나는 현대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의 중요한 개념인 제어문(루프, 점프, if문 등)을 처음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학생들이 제어문들을 배우면서 이 제어문들이 1840년대 수학을 사랑한 한 여성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술 분야에 공헌한 여성들의 헌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0월 둘째 목요일을 그 여성의 이름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어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간파하는 위대한 인물들이 함께 등장하기 마련이다. 기술이나 기계 자체만으로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없지만 에이다 러블레이스같이 그 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정확히 예견할 수 있다면 엄청난 변화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자동차 그리고 드론같은 기계들은 4차 산업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스마트혁명이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기업이나 국가는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 틀림 없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예스 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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