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가 우주에 존재하는가? - 최신 소립자론 입문 대우휴먼사이언스 7
무라야마 히토시 지음, 김소연 옮김, 박성찬 감수 / 아카넷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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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을 보기를 좋아한다. 천체망원경이 없어도 별을 관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밤하늘을 맨눈으로 보는 것이다. 도시의 밤하늘은 광공해 때문에 별을 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도심에서 조금 벗어나면 맨눈으로도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다. 나는 해발 500미터의 산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매일 밤 아름다운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쌍안경으로 보는 것이다. 10만원 정도면 밤하늘을 관찰하기에 적당한 쌍안경을 살 수 있다. 맨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또렷하게 별과 성운들을 볼 수 있다. 나는 50X10 구경의 망원경을 사용하는데 시력이 훨씬 좋았던 어린 시절부터 밤하늘을 관찰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사람의 눈은 나이가 들수록 밤하늘을 관찰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똑같은 밤하늘이지만 어렸을 때 본 밤하늘과 나이가 들어서 본 밤하늘은 많이 다를 것이다.


  

세 번째로는 우주 관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가장 쉽게 접할수 있는 우주관측 프로그램은 월드와이드텔레스코프(WWT)와 스텔라리움이라는 두 개의 프로그램이다. 둘 다 무료로 이용가능하다. WWT에서는 화성 표면의 이미지도 볼 수 있는데 미국의 한 대학생이 이 프로그램으로 화성에 물이 흐른 흔적을 발견해서 뉴스거리가 된 적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망원경의 대안렌즈를 통해 직접 밤하늘의 별들을 들여다보는 걸 선호할 것이다.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은하의 사진들을 기대하고 광학 망원경을 샀다가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멋진 우주의 사진들은 슈퍼컴퓨터로 수백장의 사진을 합성해서 색을 입힌 것들이다. 안타깝지만 별을 관측하는데 있어서 사람의 눈이 카메라 를 이길 수는 없다. 사람의 눈은 순간적인 것만 볼 수 있지만 카메라는 오랜 시간동안 묵묵히 별빛을 모아서 한 장의 사진으로 출력해 내기 때문이다. 역시 남는 건 사진뿐이다

 

  

우주 관측 프로그램으로 별을 관찰하는 이점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먼 우주의 별들을 관측하는 망원경들은 지름 8m정도의 렌즈를 여러 개 묶어서 사용한다. 그러나 렌즈의 구경이 아무리 크고 성능이 뛰어나도 지구의 대기가 빛을 굴절시키고 흐린 날도 있기 때문에 깨끗한 밤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영향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장소로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과 하와이의 마우나케아 산이 가장 최적지이긴 하지만 우주에 떠 있는 망원경을 따라갈 수는 없다. 중국에는 축구장 30개 크기의 전파망원경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서울대에 있는 지름 6미터짜리 전파망원경이 있다. 다행히도 우주관측 프로그램에는 전파망원경이나 적외선 망원경이 포착한 우주의 이미지들도 볼 수 있다.

 

 

일본은 2012년에 완성된 하이퍼 슈프림 캠을 스바루 망원경에 장착해 수억개의 은하를 관측하고 있다. 하이퍼 슈프림 캠은 무게가 3톤정도하는 디지털 카메라다. 스바루 망원경은 일본정부가 100% 기금을 출연해서 해발 4,200미터의 하와이 섬 마우나케아 천문대에 지은 지름 8.2미터 단일 반사경 망원경이다. 수바루 망원경은 이미 1999년부터 가동중이었다고 하니 국내에 지름 1.8미터 광학 망원경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세삼 크게 느껴진다. 우리나라도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세우고 있는 유효구경 24.5mGMT 광학망원경의 10% 지분을 가지고 있다. 2025년경 GMT가 완공되면 우주관측에서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다른 나라 소유의 천체망원경을 몇 시간 빌려 쓰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관측한 데이터를 분광계를 이용해서 빛의 스펙트럼을 분리해야 하고 그렇게 얻어진 결과물들을 가지고 물리학과 수학을 응용해서 우주의 미래와 과거를 예측해야 하는 것인데, 이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갈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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