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가 우주에 존재하는가? - 최신 소립자론 입문 대우휴먼사이언스 7
무라야마 히토시 지음, 김소연 옮김, 박성찬 감수 / 아카넷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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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때 아인쉬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은 후로 나는 항상 우주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느끼고 있었다. 우주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가슴 한 구석에 있었지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우주는 워낙 방대하고 전문가들의 영역처럼 느껴져 이 분야 저 분야를 기웃거리기만 했다. 그러다 만난 책이 무라야마 히토시의<왜 우리가 우주에 존재하는가?>라는 책이다. 이 책은 우주에 대한 나의 지식을 최신으로 업데이트시키기에 적당한 책이었다. 특히 물리학자들이 소립자와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입자가 있을 것이라고 예견하게 된 배경과 그것들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을 차례로 추적해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우주의 탄생과 소립자에 대한 연구로 세계 최전선의 자라를 계속 지켜나가며 노벨상까지 탄 일본의 저력에 내심 부러움을 느꼈다.

 

1897년 최초의 소립자인 전자를 발견한 이래 과학자들은 원자핵 안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37년에는 muon이라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 1954년에는 중성미자가 발견되었다. 1962년에는 mu 입자가 발견되었다. 1964년에는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과 조지 츠바이크가 양성자와 중성자가 쿼크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라는 쿼크 모델을 발표했다. 1973년 고바와시-마스카와 이론이 발표된 후 과학자들은 새로운 소립자를 찾기 위해 수많은 실험을 벌였다. 그리고 고바와시-마스카와 이론대로 위쿼크와 아래쿼크 삼형제가 발견되었다. 과학자들은 집념도 대단하지만 자신들의 발견에 이름을 붙일 때 익살스러움도 잊지 않는 듯하다.

 

소립자에 대한 이론들을 증명하기 위해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등지에서 수많은 실험이 계속되었는데 그 실험이라는 게 모두 무시무시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가속기가 필요하다는게 함정이다. <천사와 악마>에서 등장하기도 해서 잘 알려진 스위스 CERN의 입자 가속기라든지 일본의 J-PARK 가속기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포항에 1.km길이의 4세대 가속기를 건설 중이다. 또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만들고 거기에 중이온가속기(RAON)를 만들 계획에 있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14298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다. 그러나 과거에 충청지역에 과학벨트를 만들겠다는 이명박 전대통령의 공약이 있었지만 안타깝게 무산된 적이 있기에 이 계획의 현실성에 대해서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문제인 듯하다.

 

이런 연구들이 실생활과는 아무 관련없는 기초과학이라는 이유로 외면받고 있을 때 일본은 소립자 연구를 통해서 화산폭발의 징후를 알아낸다든지 지구 중심을 들여다보는 목표를 향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심지어 소립자 연구는 태양의 중심을 연구하거나 우주탐사에 사용되는 광학망원경과 전파망원경의 뒤를 이어 새로운 방법으로 우주를 관측할 길을 개척하고 있다.

 

초신성의 탄생과 사멸이 우주물리학자들의 감탄을 자아내듯 어떤 학자들이 어떤 이유로 두각을 나타내게 되는지, 그리고 자신의 업적을 빛내다가 얼마가지 않아 더 젊은 학자들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어야만 하는 묘한 경쟁관계를 읽어나가는 재미도 있다.

 

흔히 힉스입자를 신의 입자라 부르지만 사실은 힉스입자를 찾기가 불가능해보일 정도로 어려워서 갓뎀파티클이라고 부렀던 것이 나중에 갓파티클로 줄어든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201211월 이 힉스입자의 발견은 전 세계의 과학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최초에 이 힉스입자를 예견한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 박사와 피터 힉스박사는 공동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는데 안타깝게도 2011년에 사망한 로버트 브라우트 박사는 그 상을 받지 못했다. 노벨상은 사후에 수여되지는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이론을 발표해놓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예견대로 신의 입자인 힉스입자가 발견되어 노벨상을 타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아깝게 조금 일찍 우주의 먼지로 돌아가는 바람에 노벨상을 타지 못하다니 우주만큼이나 사람들의 삶과 죽음도 예측하기 힘든 것이다.

 

그리고 힉스입자라는 이름에도 황당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가장 먼저 힉스입자가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논문을 쓴 사람은 앙글레르 박사와 브라우트 박사였는데 2개월 뒤에 힉스 박사가 비슷한 논문을 쓰자 논문 심사위원이 새로운 입자가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조건으로 논문을 통과시켜 주었다. 그래서 그 입자의 이름에 힉스박사의 이름이 붙게 된 것이다. 인생의 영광은 과학계의 천재들조차 어찌하지 못하는 신의 선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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