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어 다크, 다크 우드
루스 웨어 지음, 유혜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오랫만에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추리소설을 읽느라 밤을 새웠다. 393 페이지의 묵직한 느낌이지만 다 읽을 때까지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았다. 역시 한여름 밤에 읽는 추리소설만한 것이 없다. 더욱 놀라운 점은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이 소설이 ruth ware 라는 작가의 처녀작이라는 점이다. 역시 영국은 추리소설의 본고장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 어 다크, 다크 우드>의 장점을 꼽으라면 추리소설이 갖추어야할 덕목들을 모두 챙기면서도 여성 특유의 차분한 필체로 사랑과 우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이다. 잔인한 장면이나 끔찍한 내용 없이 현대 영국 젊은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는 점도 쏠쏠한 재미중의 하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곤 했던 이유는 영국의 젊은이들과 학생들이 겪는 일상의 아픔들이 우리나라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과 학생들의 그것과 묘하게 비슷하다는 점이다. 사랑과 우정 그리고 가슴아픈 실연의 아픔 이 모든 것들은 만국 공통의 언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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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동안 연락 없이 지내던 학창시절 친구 클레어의 싱글파티 초대. 장소는 휴대전화 신호조차 잡히지 않는 어두운 숲속 유리로 만든 별장이다.
가기 싫다는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로 친구 니나와의 약속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싱글파티에 참여하는 노라.
사실 그녀의 본명은 리오노라 쇼.
클레어는 그녀를 '리'라고 부르고 유일하게 제임스는 그녀를 '리오'라고 불렀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자신을 '노라'라고 불러주길 희망한다. 물론 헛된 바람이다.

이야기가 서서히 진행되는 동안 주인공 노라가 갑자기 모든것을 버리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만든 10년전 그녀의 학창시절의 한 사건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심증이 점점 굳어진다.

노라는 10년전 남자친구였던 제임스에게 문자로 이별 통보를 받고 헤어진후 지금까지 제임스는 물론 가장 친한 친구였던 클레어와도 연락을 끊고 살았다. 흔히 있음직한 일이지만 노라의 이별에는 누구나 예상하듯 심상치 않은 비밀이 있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비밀에 또 다른 비밀이 숨어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모든 면에서 완벽할뿐만 아니라 친구는 물론 선생님들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게 만드는 클레어는 초등학교 등교첫날 노라의 옆자리에 앉으며 노라의 인생에 비집고 들어왔다. 클레어 덕분에 왕따를 면하긴 했지만 클레어는 모든것을 자기 뜻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여왕벌같은 강한 성격의 아이였다. 노라는 그런 클레어에게 고마워하면서도 클레어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의 조그만 원룸에서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25살의 평범한 솔로다.

뭔가 트라우마가 있을것같은 그녀의 행동속에서 가장 도드라지는건 갑갑한 것을 못견디고 어딘가를 향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듯 매일 무리할 정도로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달리기 습관은 소설을 풀어나가는 중요한 열쇠가 될 뿐 아니라 사건의 발생과 해결에 없어서는 않 될 중요한 핵심 장치로 자주 등장하며 이야기를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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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순간 이야기는 얘기치 못한 사고와 함께 주인공 노라가 온몸과 머리를 크게 다치고 기억상실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며 한 템포 빠른 속도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노라의 첫사랑이었지만 10년전 한 통의 문자와 함께 헤어졌던 제임스가 알고보니 클레어의 결혼상대로 등장하며 모든것을 잊고 살던 노라의 마음속을 뒤흔든다. 제임스가 좋아하는 음식, 제임스의 미들네임, 제임스가 처음 데뷔한 연극, 그리고 제임스가 처음 동정을 잃은 날은....

클레어는 마치 맹수가 먹잇감을 가지고 놀듯 약간 떨어진 곳에서 노라를 관찰하며 자신과 제임스가 결혼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대한 노라의 반응을 즐기는듯 하다.

그리고 싱글파티에서 누군가 한밤중에 유리로 된 별장에 침입하다가 총에 맞아 살해당한다. 경찰은 머리를 다쳐 기억을 잃은 노라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하나씩 드러나는 증거들은 노라가 가장 유력한 살인 용의자라는점을 부각시킨다.

싱글파티에 초대되어 별장에 같이 있던 사람중 과연 누가 범인일까. 경찰이 제시한 결정적인 증거인 노라와 제임스사이의 문자 메시지. 그 메시지에 의하면 클레어는 절대 범인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클레어의 절대적인 추종자 플로, 클레어와 연극계 동료인 톰, 클레어의 친구이면서 동시에 노라의 친구인 니나, 이렇게 셋중 한 명이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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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출간된지 며칠 되지않은 따끈따끈한 최신작이라는 점과 이 책의 장르가 추리소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스포일러는 자제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누가 범인인지 그리고 살해된 사람은 누구인지는 여기서 밝히지 않겠다. 또한 모든 추리소설의 백미는 서서히 드러나는 사건의 동기!!! 이것도 역시 여기서 속 시원하게 밝히고 싶지만 ........
아직 한참이나 남은 무더운 여름을 위해서 남겨두기로 한다.

[출처] in a dark dark wood|작성자 ARCHA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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