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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 2001 제7회 21세기문학상 수상작품집
공지영 외 지음 / 이수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2001년 제7회 21세기문학상 수상작품집 공지영 작가의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읽었습니다. 그 전해에 발표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좋은 작품을 뽑고 그 중에서 후보작을 또 그 중에서 대상을 뽑았다는데, 공지영 작가의 대상작을 비롯 후보작 모두가 발표 지면, 발표 시기가 적혀 있지 않습니다.
대상 수상작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나는 모범생이어야 했고 선생님들의 눈밖에 나면 안되었고 노래를 부르면 노래를 그림을 그리면 그림을 가장 잘 그리지 않으면 안되었다.(42쪽)
어디가 잘못 되었을까요? 바로 '노래를 부르면 노래를' 다음에 '잘 부르지 않으면 안되었고'가 빠져 있지요. 다음 띄어쓰기.
......아니예요 스스로를 속이지 마세요. 분명 당신은 절 사랑하고 있어요.(36쪽)
라고 쓴 대목.'아니예요'가 아니라 '아니에요'라고 써야 하지요. 이 책에는 다 틀려 있어요. 그리고 '아니예요' 다음에는 쉼표를 찍거나 적어도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도치 구문에 쉼표를 찍지 않은 곳이 많이 발견됩니다. '오늘밤에 꼭 알려주세요 아멘.'(41쪽)에서도 '알려주세요' 다음에 쉼표를 찍든지 아니면 마침표라도 찍어야지요. 아래 띄어쓰기는 틀린 곳만 지적합니다.
아는 체 하기 시작하면(28쪽) => 아는 체하기 시작하면
공씨가 어디 흔한 성이던 가요?(34쪽) => 흔한 성이던가요?
맨날 애 하구 싸우구 그래, 당신은?(39쪽) => 맨날 애하구
열 네 살짜리 => 열네 살짜리
눈꼽 만큼(42쪽) => 눈꼽만큼
증명할 방법은 그것 밖에 없었다(42쪽) => 그것밖에
제가 먼저 할께(48쪽) => 제가 먼저 할게요
카메라를 들이대는 대도(49쪽) => 들이대는데도
어린 아이 같은(50쪽), 어린아이같은(51쪽) => 어린아이 같은
죄송합니다. 책 만드시는 분들의 노고를 몰라서가 아닙니다. 정말 한 권 책을, 좋은 내용의 글을 담아 시의적절하게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애쓰시고 계시는 것 압니다. 수상작은 재미있습니다. 사실, 작가의 이름이 실명으로 나왔다거나 하는 건 별 문제가 아니지요(실명이기 때문에 독자들이 야, 작가가 진짜 저런 절박한 정신 상태를 겪고 있구나 해주었지요).
(아마도) 이혼 경력이 있고 아이 엄마인 유명 작가가 불현듯 유전자 감식을 요구하면서까지 자기가 작가의 언니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 데다, 어쩌다가 그 요구에 응하는 처지가 되었다면 과연 그 복잡한 심리적 고통을 어떻게 밝히고 풀어 나갈까에 흥미가 얹어지지 않을 리 없겠지요. 우선은 '추리적'이라는 데서 오는 긴장감이 있었지요.
그런데, 작가는 그것을 어떻게 드러내고 어떻게 풀어 냈습니까? 5년 전에 그 여자가 한번 그 작가를 찾아왔고 그때 잠시 이모와 언니의 얘기를 듣고 일종의 해프닝으로 그 일을 덮어 버렸다고 했지요? 그런데 알리바이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 그 여자가 '주인공의 호적을 6개월 늦게 올린 것'이라 주장한 것에 대해 그 작가는 언니나 이모에게 5년 전 그때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고(그럴 수는 있습니다, 그때는 별로 중요한 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니까), 또 알아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 여자가 다시 나타난 지금에도 따져보려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의 출생 원적을 알기 위해 유전자 감식까지 하던 그 작가는 결국에는 무슨 얘기를 하는 겁니까?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 한 스님 얘기를 슬쩍 비추더니 이내 K교수, 청렴결백한 (아마도) 사회주의자 출신의 '어린아이' 같은 맑은 삶과 죽음에 비해, 지금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고 묻고 있습니다.
그 질문이 어리석다는 애기가 아닙니다. 그 질문이 조금은 새로운 유전자 감식 얘기와 만나 정말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의 21세기형 질문, 참으로 21세기를 선도하는 문학이 될 만한 질문이 되려면 구태의연한 적당주의적인 명분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공지영 작가로서도 낡은 이야기지요.21세기형 한국소설에서도 결코 새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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