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조금쯤 부자연스러워도." 고이치는 장담했다. "인간의 행동에 모조리 논리적인 설명을 붙일 수는 없잖아? 오히려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 더 많아. 강도 살인범이 그 증거가 될 만한 물건을 천장 위에 숨겨놓고 이사할 때에 그걸 가져가는 걸 깜빡 잊어버렸다, 분명 부자연스럽고 얼간이 같은 이야기지.하지만 때로는 그런 이상한 짓거리를 하는 게 인간이야. "
시즈나는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애써 참고 있었다. 유키나리는 지금 자신에 대해 묻고 있었다. 가짜 이름이 아닌 본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만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것이 견딜 수 없이 기뻤다.
짜임새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다만 사람과 사랑에 대한 기분좋은 희망을 담고 있다.
"다시 여행하고 싶지는 않아? 공항에 오니까 여행 싫어하는 나도 막 그런 기분이 드는데.""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K3의 부고 문자를 받은 건 그즈음이었다. 교통사고라고 했다. 그토록 아끼던 K3가 결국 관이 되어버렸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났을 때 비로소 나는 그와 내다볼 수 없을 만큼의 긴 미래를 상상해왔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보낸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다.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난 한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