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4대 사화 - 무오사화.갑자사화.기묘사화.을사사화
김인숙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자연은 음양의 조화를 통해서 이루어질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음양의 이치가 사람들의 일에서도 서로 다른 색이나 의견을 탓하기 보다는 화합된 색으로 조화를 이루려 노력한다면 좋으련만, 지난 역사의 뒤안을 돌아볼 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갈등과 분열에 이은 복수와 보복의 정치사들이다.

우리는 지난 5월 대한민국 초유의 전직 대통령의 자살에 의한 서거 소식 이후 보수와 진보간의 첨예한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어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 지나친 정치보복성 압박수사 때문이라는데 국민들의 입김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중대한 대한민국 현대사의 대전환을 가져올 수도 있는 사건을 직접 경험하면서 읽는 <조선 4대 사화>는
역사의 반복성을 다시금 일깨워주며, 당쟁의 어두운 그림자가 오늘에까지 이어지고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선의 4대 사화는 무오사화(1498년),갑자사화(1504년),기묘사화(1519년),을사사화(1545년)로 연산군에서 중종, 인종, 명종에까지 이어진 불과 50년간에 벌어진 것이다. 600년 조선역사에서 유래없는 정치적 격동기라 할 만 하다. 이 시기를 전후해서는 지금의 여야정치처럼 양분되어 서로 견제를 하며 대결과 타협으로 나라를 이끌어 왔지만, 위 기간 중에는 아무래도 타협보다는 대결에 이은 보복과 복수의 방향으로 악순환을 반복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연산국과 같은 폭군뿐만 아니라 사리사욕을 일삼으며 비방과 음모로 권력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었던 신하들이 눈에 띄게 등장했다는 것도 이유로 작용한다.

<조선 4대 사화>처럼 보복과 대결로만 치달았던 잔혹한, 어찌 생각하면 부끄러운 역사를 우리는 태평성대와 번영의 역사보다 더 깊이 새기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역사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연의 이치와 다르게 인간은 불완전한 자연의 일부이다. 그래서 늘 모든 일이 좋게만 흘러갈 순 없다. 4대 사화를 거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왕,신하,그리고 이들을 지켜보는 백성들의 마음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을 거다. 하지만 그 시련을 이겨내는 것 역시 그러한 노력에 앞서 먼저 잘못을 받아들이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살얼음판 같은 정국을 불안해하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조선 4대 사화>속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바로 지난 일들에서 발견된 확실한 잘못은 반드시 인정하고, 속죄해야 앞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힘을 남겨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은폐와 모략으로 일관한다면 미래에 대한 여지마저 일순간 사라지게 만들 수도 있다. 이 세상에 정의가 존재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생각할 때, 마치 신의 존재 부정과 동일선상에 있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에서 오늘에 이어진 역사의 어떤 순간에서도 정의는 존재했었고, 숫한 피바람 속에서도 국민들의 가슴과 가슴으로 연결되어 그 뿌리는 시들지 않고 자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속에 빠질 수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어도, 정의가 깊은 물밑을 바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여전히 희망의 무지개는 늘 머리위에 빛나고 있다는 것, <조선 4대 사화> 는 이 단순하면서도 중요한 진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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