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에 빠진 고동구 샘터어린이문고 52
신채연 지음, 이윤희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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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와 동이는 쌍둥이다. 채린이가 동이에게 행운의 색깔이 핑크라고 말해준다. 동구도 쌍둥이니 행운의 색깔도 같을 테다. 온동 핑크로 치장한 동이에겐 왠지 모르게 계속 운이 좋은 것 같고 피해야 할 색이라는 초록으로 온몸을 휘감은 동구는 운이 없는 것 같다. 동구를 매번 놀리는 오대영이 축구 내기를 제안하고 동구는 좋아하는 채린이 앞에서 멋지게 이길 생각으로 행복하다. 행운의 여신이 자신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까 봐 핑크를 사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구! 핑크가 없어 마지막 승부차기에 불안했으나 그동안의 연습과 자신감으로 성공, 결국 이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운'에 집착할까? 행운의 편지, 행운의 네잎클로버, 행운의 색깔, 행운의 숫자 등등..  노력도 하지 않고 정말 '운빨'에 기대려는 어른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자신의 노력이 좀 부족한 걸 스스로 알고 있을 때 흔히 '행운'을 기대하게 되니까. '행운에 빠진 고동구'를 읽으며 행운에 빠지면 잘 된 일은 행운 덕에, 잘 되지 않는 일은 행운을 얻기 위한 노력(핑크색 물건을 지니는 것)을 하지 않는 것으로 온 정신이 집중하는 걸 보았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운이 따른다'처럼 행운은 노력과 함께 따라오는 친구다.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행운만을 바라며 사는 건 '도둑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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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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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9회 샘터동화작 당선작인 킁킁 가게를 5살 아이와 함께 읽었다. 글밥은 엄청 많진 않은데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는 중간에 탈선을 할 정도. 킁킁 가게는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가게다. 500원 동전을 내면 자신이 맡고 싶은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기찬이는 아빠의 폭력으로 떠나버린 엄마 냄새를 맡기 위해 킁킁 가게에 간다. 사장님의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실망스런 이야기를 듣고 아기 냄새만 맡고 오는 기찬이. 어느 날 아기 냄새를 맡으며 울고 있는 한 여성을 마주친다. "아줌마 아기가 떠나버렸어요?"라고 묻는 천진난만한 아이 기찬이. 그 물음에 여성은 아기처럼 엉엉 울어버린다. 엄마 냄새를 그리워하는 기찬이와 아기 냄새를 그리워하는 여성. 그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자기 자신을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엄마. 엄마가 아빠 곁에서 떠나는 것을 응원하지만 자신을 데려다주길 바랬던 아이. 아이는 참 작고 약한 존재다. 아무리 돌봐주는 어른이 개차반에다가 밉고 싫어도 어른의 도움 없이는 자라날 수 없기 때문이다. 엄마가 보고 싶은 그리움이 커서 냄새라도 맡고 싶을 기찬이.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커서 냄새라도 맡고 싶었던 여성. 그 둘은 서로 필요한 냄새가 되어 좋은 자리에서 좋은 기억만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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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리 스탬퍼 지음, 박다솜 옮김 / 윌북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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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의 단어들이 어떤 건 실리고 어떤 건 안실리고 그 기준이 궁금했어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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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는 것 같다 시요일
신용목.안희연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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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태여 가로등을 붙들고 고백하지 않더라도,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바빌론이 베를린으로 옮겨 가듯, 고대의 달빛이 현대의 할로겐 아래 부려지득, 자신이 놓쳐버린 사랑을 자식이 또 놓치고, 자신이 앓았던 순간을 자식이 또 앓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밥이라도 처먹고 누워 있으라고 다그치는 것으로 자신의 시간과 자식의 시간을 함께 달래며, 모든 아버지는 순간순간 자식으로 다시 태어나는지도 모른다.(43p)


 아버지들 - 정호승

 아버지는 석 달치 사글세가 밀린 지하 셋방이다

 너희들은 햇볕이 잘 드는 전세집을 얻어 떠나라

 아버지는 아침 출근길 보도 위에 누가 버린 낡은 신발 한 짝이다

 너희들은 새 구두를 사 신고 언제든지 길을 떠나라

 아버지는 페인트칠할 때 쓰던 낡고 때묻은 목장갑이다

 몇 번 빨다가 잃어버리면 아예 찾을 생각을 하지 말아라

 아버지는 포장마차 우동 그릇 옆에 놓인 빈 소주병이다

 너희들은 빈 소주병처럼 술집을 나와 쓰러지는 일은 없도록 하라

 아버지는 다시 겨울이 와서 꺼내 입은 외투 속에

 언제 넣어두었는지 모르는 동전 몇 닢이다

 너희들은 그 동전마저도 가져가 컵라면이라도 사먹어라

 아버지는 벽에 걸려 있다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 고장난 벽시계다

 너희들은 인생의 시계를 더이상 고장내지 말아라

 아버지는 동시상영하는 삼류극장의 낡은 의자다

 젊은 애인들이 나누어 씹다가 그 의자에 붙여놓은 추잉껌이다

 너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깨끗한 의자가 되어주어라

 아버지는 도시 인근 야산의 고사목이다

 봄이 오지 않으면 나를 베어 화톳불을 지펴서 몸을 녹여라

 아버지는 길바닥에 버려진

 붉은 단바이 터져나온 붕어빵의 눈물이다

 너희들은 눈물의 고마움에 대하여 고마워할 줄 알아라

 아버지는 지하철에 떠도는 먼지다

 이 열차의 종착역이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짐을 챙겨 너희들의 집으로 가라

 아버지는 이제 약속을 할 수 없는 약속이다(82-83p)


 어쩌면 부모가 되지 않겠다는 나의 다짐은 내가 여전히 아버지를 감당하고 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아버지가 지긋지긋하고 미우며 원망스럽다. 그렇게 그립다.(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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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에 관한, 혹은 아버지를 연상할 수 있는 시를 엮고, 안희연 작가가 아버지를 생각하여 쓴 글 들의 합이다. 안희연 작가의 아버지는 작가가 9세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슬픔을 모를 나이인 때, 아버지는 멀리 일하러 갔다고 말해야 할 때, 아이는 문자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 후 아버지의 부재가 죽음으로 인함을 알았을 때 그때 받아들여야 할 슬픔의 무게는 오롯이 혼자 견뎌야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리워하고, 함께 했던 짧은 생에서의 추억을 찾고 찾아 곱씹고 곱씹어 아버지를 생각해낸다. 꿈에서 아버지가 안나오면 아버지 생각을 덜 해서 그런걸까, 하며 죄책감도 가져본다. 부모가 죽는다는 건, 아마 누구도 상상하기 싫을 것이다. 어릴 땐 가부장적이고 다혈질인 아버지가 그렇게 싫었다. 아버지가 매번 기숙사까지 짐을 옮겨주고 매번 학교까지 태워주고 매번 언제든 데리러 오라고 할 때마다 데리러 오고 먹고 싶은 것 있을 때 아무 말 없이 시켜주던, 그런 모습은 기억조차 하지 않고 화를 내던 것, 엄마 고생시킨 것만 생각해서 많이 원망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도 여자의, 엄마의 삶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빠와 많이 부딪혔다. 그러던 어느 날, 둘째 임신 7개월때 남동생의 전화. "누나, 엄마가 말하지 말랬는데 그래도 알고는 있어야 될 거 같애서 말한다. 놀래지 말고 들어래이, 아빠 뇌출혈로 쓰러져서 지금 수술방 들어갔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며 손이 벌벌 떨렸다. 당장 아빠를 보러 달려갔다. 4시간 예정되어있던 수술은 6시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하염없이 기도하며 기다렸다. '제발 아빠를 살려주세요. 아직 효도도 못했는데, 아빠랑 이야기도 많이 못했는데, 아빠를 미워하기도 했지만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대답없는 기도만 했다. 혼수로 병원에 온 아빠는 수술 후에도 혼수상태였다. 기적으로 지금은 다시 회사생활까지 하신다. 부모가 살아있을 때 잘해 같은 소리를 들을 때마다 꼰대 같은 소리로 치부했었다. 하지만 건강하던, 정말 염라대왕이 와도 끄떡없을 것 같던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고, 도움 받을 수 있는 의학의 최대한을 도움 받으며 목숨만 연명하는 상황을 보고 나니 왜, 살아계실때, 그리고 건강하실 때 할 수 있는 효도를 해야하는지, 물질적인 것이 여의치 않는다면 정신적인거라도, 알 수 있었다. 아마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태라면 이 책을 읽으며 많이 울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고, 늘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지 아버지의 인생은 돌아보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따라 아버지의 양 어깨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이젠 늙어버린 작은 어깨를 지탱하기도 얼마나 힘겨울지, 아버지의 낡고 마른 얼굴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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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마누엘레 피오르 그림,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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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2013년에 처음 읽었던 자기 앞의 생. 5년 뒤에 읽으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좀 더 문장, 단어를 음미하며 읽을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불편도 끼치지 않는데 왜 창녀로 등록된 여자들이 자녀를 키울 수 없는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36p)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80p)

 어쩌다 사고로 아이를 낳게 되어서 그 아이를 기르려고 하면 당국의 조사를 받을 위험이 항상 있는데, 그건 정말 최악이라는 것이다. 일단 걸리면 가차없이 아이를 빼앗긴다고 했다. 이런 경우, 표적이 대상이 되는 것은 항상 엄마들인데, 아버지들은 수많은 법으로 보호를 받기 때문이라나.(96p)

 아무튼 나는 행복해지기보다는 그냥 이대로 사는 게 더 좋다.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며 고약한 것이기 때문에, 그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120p)

"모모야, 항상 명심해라. 엉덩이는 말이다, 사람이 가진 것들 중 가장 신성한 것이란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야.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 누구도 네 엉덩이를 절대 만지게 하면 안 된다. 내가 죽더라도, 그리고 네가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엉덩이뿐이라고 해도 절대로 그런 짓은 하지 마라." (177p)

 노인들은 겉으로는 보잘것없이 초라해 보여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치가 있다. 그들도 여러분이나 나와 똑같이 느끼는데 자신들이 더이상 돈벌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보다 더 민감하게 고통받는다.(204p)

"선생님, 내 오랜 경험에 비춰보건대 사람이 무얼 하기에 너무 어린 경우는 절대 없어요."(29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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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해야 한다면 모모와 로자 아줌마의 사랑과 우정이라고 말할 것이다.
로자 아줌마는 평생에 창녀로 일을 하면서 창녀의 자식은 어머니가 창녀라는 이유로 어머니가 직접 아이를 키우지 못함을 알게 된다. 그런 아이를 맡아주는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여러 아이들을 맡는다. 특히 모모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게 된다. 모모가 자신의 나이를 자꾸 헷갈려 하는데 그건 로자 아줌마가 모모를 곁에 더 오래 두고 싶어서 나이를 속였기 때문이다. 로자 아줌마는 사고 치는 아이들 때문에 괴로워하면서도 절대 아이들을 학대하지 않고 그냥 신경안정제를 먹어버린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가 가끔 화를 내고, 막말을 해도 그 아래에 깔려 있는 사랑을 안다. 로자 아줌마가 지병에 걸려 가끔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거동을 잘 못하게 되니 맡아둔 아이들이 다 떠나고 모모만 곁에 남았다. 모모는 로자 아줌마의 정신 나간 모습을 보면 떠나고 싶다가도, 자신은 로자 아줌마를 사랑하니 곁에 있어야 한다는 갈등을 겪는다. 모모는 항상 엄마와 아빠의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그리워했는데 어느 날 아들을 찾는다는 자가 나타났다. 딱 봐도 모모의 아버진데 로자 아줌마는 자꾸 시치미를 뗀다. 창녀의 자식이 정신 질환까지 있으면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모모를 보호하려고 한 것이다. 진료를 봐주던 카츠 할아버지가 더 이상 로자 아줌마를 집안에 이렇게 둘 수 없다며 병원을 데려가려고 한다. 모모는 동물들도 시켜주는 안락사를 인간에게는 안 시켜준다고, 의사들의 실험 대상이 되기 싫다며 죽어도 병원 가기를 거부하는 로자 아줌마의 의사를 존중한다. 로자 아줌마가 두려울 때 숨는 지하 1층 공간으로 모모는 사람들 몰래 옮기고 로자 아줌마가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대소변도 못 가리는 중환자지만 존중하기 위해 그 나이대에 맞는 최선을 다한다. 로자 아줌마가 생전에 좋아했던 향수를 뿌려주고, 화장을 시켜주고, 예쁜 옷도 입혀준다. 로자 아줌마는 곧 숨을 거두게 되고 모모는 3주 동안이나 로자 아줌마의 곁을 지키다 냄새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들킨다.

 모모는 매우 애늙은이같이 나온다. 그것의 실마리는 아버지가 등장하며 모모의 실제 나이인 14살이라고 밝혀지면서 의문은 풀린다. 모모는 정규교육도 받지 못했고 어린 나이지만 사려 깊고 똑똑하며 감수성이 깊은 아이다. 평생 자식이 없었던 로자 아줌마와 엄마 아빠의 얼굴조차 모르는 모모. 사랑하고 때론 미워하는 이 관계가 여느 부모 자식 관계 같다. 정말 자식도 보기 힘들 수 있는 로자 아줌마의 지병으로 인한 행동에 모모는 너무 괴로워 집을 뛰쳐나가곤 하지만 결국 '돌봐야 할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로자 아줌마는 가끔씩 정신이 돌아왔을 때 모모의 존재를 확인하고 안도하며, 사랑하며, 미안해한다. 이제 로자 아줌마의 생은 끝이 났다. 앞으로 남은 모모의 생은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까.


 [정신이 온전했을 때 로자 아줌마와 모모]

 [젊은 시절 로자 아줌마의 모습]
 정신이 오락가락 해질때마다 마치 예전 창녀 일을 하던 젊은 시절로 돌아갔다고 착각하듯이 이젠 작아서 맞지도 않은 야한 옷을 입고 교태를 부린다. 그 모습이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끝나가는 자신의 생을 아름다웠던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그때에 잠시라도 머무르고 싶어서 그런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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