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자존감 - 행복한 엄마로 거듭나는 로드맵
메그 미커 지음, 김아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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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즐거우면서 참 버거울 때가 있다. 요즘 많이 버거운데 지금이 제일 힘들 때라고 한다. 잠든 아이를 보고 있으면 매우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정까지 느끼면서 아이들이 깨어 있어 씨름할 때에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잡아먹는다. 매일 자기 전 내일은 많이 안아주고 웃어주고 들어줘야지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가 일어날 때마다 나의 머리 뚜껑은 열리고 그 화는 고스란히 꼬마들에게 넘어간다. 소리한번 안지르고 화 한번 내지 않고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있지 않을까?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일상이지만 웃어넘기며 즐겁게 넘어갈 수 있는 날이 있고 왜 내게 대체 이런 시련을 주시나 소멸해버리고 싶은 날들도 있다.

엄마의 자존감 이 책은 미국 소아과 의사가 쓴 책으로 번역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형광펜을 놓을 수 없는 책이었다. 슈퍼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행복한 육아를 할 수 있다. 내가 슈퍼맘이라고 생각해야 덜 힘들다고 느꼈기 때문에 슈퍼맘이 되기 위해 자기 최면과 실제로 바쁘게 행동했다. 그 결과 피곤함만이 나를 삼켰고 까칠한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줬다.

전업주부로 사는 나라는 인간이 잉여인간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가장 심했을 때는 첫 아이를 낳고 나서다. 일을 하던 인간이 아이 키운다고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있다고 생각하니 우울함이 나를 집어삼켜 부부싸움도 최고조로 했었다. 엄마들이 보통 하는 일들, 아이 먹이기, 재우기, 씻기기, 아프면 병원 데려가기, 아이의 기분 살피기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엄마만큼 잘 할 수 없다. 그 자체 하나만으로 우리는 모두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들이다. 엄마들은 시댁과 남편, 아이의 눈치보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다. 내 기분 보다 시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아이 기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렇지 않고 내 기분을 우선으로 한다면 나쁜 며느리, 나쁜 아내, 나쁜 엄마가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엄마들과 사회는 아이가 아프거나 잘못되면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 사회가 엄마에게 거는 기대와 부여한 일들 때문에 엄마라는 자리를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해 친구가 필요하고 질투를 없애야하며 돈과 적당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혼자 만의 시간이 필요하며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바라보고 단순한 삶을 살아야한다. 두려움과 걱정을 극복하고 희망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 동안 참 행복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내면의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최면을 걸어왔던 환상이 깨졌다. 나는 지쳤고 벅찼고 힘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마주하고 싶지 않는 것들과 마주하며 아팠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는 것 때문에 나는 병들고 있다. 남편은 남편, 아이는 아이다. 나의 행복을 위해 살고 싶다.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시선들이 무섭다.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엄마도 감정이 있다.'다.

우리의 가치는 엄마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여성으로서 또 다른 재능을 발휘하는 것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31p

우리가 격하고 방어적인 사람이 되는 이유는, 엄마로서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모든 일을 통제할 수 없고 살아가면서 언제든지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아찔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79p

소득은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규정하게 되고, 그 돈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힘은 우리로 하여금 더 독립적이고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준다. -150p

우리는 아이의 인생에 일찌감치 우리의 희망과 꿈을 펼친다. 그건 아이가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이냐에 기초를 둔 꿈과 희망사항이다. -199p

우리는 아이들과 우리의 행동을 확대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엄마들은 모든 일을 자기와 연관지어 받아들인다. 아이들 행동에 하나하나 기대를 걸고 있다가 아이들이 기대에 못 미치면 수가 그랬던 것처럼 잠시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나 우리 자신에게 화를 낸다 .-215p

아이들이 인격체라는 점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선택에 대해 우리가 느끼게 되는 가짜 죄책감을 덜어야 한다.
아이들은 우리와 완전히 다른 생명체이며 우리가 잠시 그들의 인생에 존재하는 이유는 그들을 키워주고, 사랑해주고, 특정한 방향으로 가도록 인도해주기 위해서다. 우리는 아이들이 우리에게 잠시 맡겨졌고 점차 어른이 되어가면서 우리에게서 벗어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사실을 믿을 때 우리는 아이들을 기르면서 좀 더 큰 기쁨과 만족을 느끼고, 양육 문제에서 우리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단순화하며, 반갑게도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가벼움을 경험할 수 있다. -246p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뭔가 더 해야 하고, 더 제공해야 하고, 더 생산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 엄마들을 가장 가혹하게 비판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255p

우리가 사랑의 몸짓으로 의도했던 것을, 아이들은 우리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자신이 충족해야 하는 조건으로 해석한다. -2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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