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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평점 :

4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불량이나 세계 곳곳 골목길을 둘러본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어릴 적 여행은 남들 다 보는 건 다 봐야 직성이 풀리는 여행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다 가봤던 곳을 가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다. 실제로 모나리자 그림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 빼곡한 사람들을 보자면 뭐 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아이 둘이라 여유로운 여행은 언제쯤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책을 좋아해서 서점 투어를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이 아닌 독립서점들을 돌아다니며 종이 인쇄 책자가 없어지는 시대에 어떤 특징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골목길 자본론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골목길 돈에 관한 이야기이다.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인이 노력하여 골목길을 살려놓으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높여 상인이 쫓겨나는 현상. 젠트리피케이션이 무조건 나쁘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하지만 건물주가 아닌 상인의 입장이 더 가까운 내겐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았다. 이미 가진 자인데 다른 사람의 노력을 통해 그 골목의 주가가 상승했다고 높은 임대료로 상인을 쫓아내는 것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젠트리피케이션보다 조심해야 하는 건 듀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듀플리케이션은 그야말로 복제화이다. 복제화가 된다면 특징은 당연히 사라지게 된다.
특색 있는 콘셉트로 골목길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과 임대인이 함께 힘써야 한다. 상인들은 노력해서 골목길을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상인들의 노력으로 활성화된 골목길에 대해 임대인은 고마워하고 적당한 만큼만 임대료를 올려야 한다. '왕의 귀환'이라고 상인들의 노력을 얌체처럼 가로챔은 지양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때문에 삼청동과 인사동은 이제 옛 명성 속으로 사라졌다. (삼청동 한 번도 못 가봤는데...!)
골목길 소개에 여행 뿜도 받았지만 안타까운 건 다 젊은이들을 위한 골목일 뿐. 자전거 불가능, 주차 힘듦, 도보 가능.
골목길 가게들이 주로 젊은 층을 겨냥할 수밖에 없는 건 어느 정도 인정을 한다. 불편한 길, 좁은 가게 사실 유모차 부대나 아기 띠 부대들이 다니긴 힘들다.
골목길 상권을 살린다는 건 가게 주인과 임대인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멀리 내다보면 관광지로 각광받아 세계인들을 불러올 수 있는 무대가 될 수도 있다. 골목길을 여행하고 싶은 사람도, 작게 시작하여 가게를 차리고 싶은 사람도 읽으면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