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태어나서 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잡혀가 사슬에 묶인대도 여기까지 와봄 사실은 변함없었다. -71p

훔친 땅에서 일하는 훔친 몸들. 그것은 피로 가는 보일러, 멈추지 않는 엔진이었다. 스티븐스가 설명한 수술로 백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를 훔치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ㅡ 미래를 훔쳐가는 것이었다. 그들이 이 땅에 있는 동안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괴롭히고, 훗날 그들의 후손이 더 나은 삶을 살리라는 희망마저 앗아 가버리는 것이었다. -136p
죽으면 검둥이도 인간이 되었다. 그때에야 그들은 백인과 동등해졌다. -160p
낙인이 찍히고, 얻어맞고, 강간당하고. 이제 그들은 여기 있었다. 그들은
자유였고 검었고 각자 자기 운명의 조종사였다. 그 사실에 그녀는 전율했다. -316p

제목만 보고도 예상할 수 있으리라. 읽다보면 분노가 치밀어오르고 가슴이 아픈 책이다. 노예제도, 그 썩을 제도, 피부 색으로 등급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미개하다. 노예10년을 보고도 분노했지만 이 소설은 내가 상상할 수 있기에 더욱 분노를 자아낸다. 태어났을 때 까맣게 태어났다면 1년이내 살 확률도 낮고 살더라도 평생 짐승보다 못한 취급으로 살게 된다. 이 책은 코라라는 여주인공의 노예 탈출기다. 실제로 노예 탈출을 도왔던 점조직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당시 은어로 기차, 기관사 같은 용어를 썼는데 상상을 더해 실제 지하철도를 만들어 노예 탈출을 도우는 내용으로 책은 탄생했다. 이 책 또한 그 끔찍하고 잔혹한 상황의 1/10도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이해할 수 있을만한 수준도 아니다.
코라는 첫 지하철도를 타고 끔찍한 곳을 벗어나 흑인들을 받아주는 곳에 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확인되지 않은 피임법으로 흑인들을 통해 대를 끊고 실험을 하려는 것을 목격, 매독 치료제라고 하고 설탕물을 주입하며 임상실험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떠났지만 벗어난 것이 아니다. 좋은 일자리라며 박물관의 원숭이가 되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람의 밑바닥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하는 느낌이다. 코라와 함께 했던 인연들은 같은 흑인인 노예 사냥꾼의 의해 주인에게 돌아가고 다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다. (어떻게 고문하고 죽이는지 차마 적을 수 없을 정도다) 코라만 극적으로 탈출 하게 되고 그녀는 또 다른 도망자 노예와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
어려운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쉬이 책장이 넘겨지지 않는다. 이것이 사실인지 믿어지지 않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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