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 아들 성장보고서
주디 추 지음, 우진하 옮김 / 글담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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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은 21개월이지만 한국 나이로 3세이다. 이 책은 4-6세 아들 성장 보고서인데 만 나이 기준이다. 울 아들에게는 한참 멀은 것 처럼 생각될수도 있었는데 유아원생활을 관찰하며 작성한 책이기에 곧 어린이집을 가는 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색연필로 밑줄 그은 흔적이 가득하다.

흔히 아들 둘이면 목메달확정이라는 둥 엄마가 불쌍하다는 둥 소리를 듣는데 그것이 다 우리가 만들어낸 아들에 대한 이미지때문이라고 한다. 아들이라고 무조건 괴팍(?)하고 다루기 힘든 사람이 아니고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도 자라면서 "남자니까.."라는 소리를 듣고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도 흔히 여자아이처럼(인형을 좋아한다던지, 감히 운다던지!) 굴면 무리에서 도태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본 모습을 숨기며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 본모습을 감추는 행위가 점 점 심해질 시 자신의 본모습을 잃게 된다고 한다.

특히 5~7세는 아빠와 아들의 감정적인 교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빠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통해 느낀 안정감, 즐거움 등의 감정들은 남자아이들에게 자기 확신과 용기, 자신감이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는 듯했다.

아들이 만약 갑작스럽게 반항하고 말썽을 일으킨다면, '자신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지 못하거나''마음속 의문에 어설프게 답을 찾으려고 하고'있기 때문이다.

남자아이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스스로 남자임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써 총싸움과 같은 남자아이들만의 놀이나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총싸움이나 칼싸움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남자아이들 무리에 속하기 위해서 사회에서는 즐기며 놀다가도 아무도 안 볼 때 스스로의 취미(인형 가지고 놀기 등)를 가진다고 한다. 어쩌면 이게 남자는 이래야돼! 하는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남자아이들은 하고싶은대로 맘껏 놀지 못하는게 아닌가 해서 안타깝다.

문화적 기준과 사회적 기대는 남자아이와 엄마 사이의 공개적인 애정 표현을 어렵게 만들지만 아들과 엄마가 공유하는 친밀감마저 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 더 개인적인 시간과 장소가 필요할 뿐이다.
-> 여자아이들만 살가워서 애교부리고 하는게 아니라는 것. 남자아이들은 시선 때문에. 남자아이가 그러면 남자애가 여자같다-라는 소리를 듣고 그것은 사회에서 그들 남자들 무리에서 도태되고 뒤쳐진다는 말과 같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는 애교가 많더라도 밖에서는 일부로 무뚝뚝한척 사고치는 아이들이 많다고. 아마 우리 어른들이 남자애들은 말썽꾸러기에 키우기 힘든 종자라고 만들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생각과 상관없이 아들은 모든 남자들에게 지워지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를 강요받는다는 것이었다.
여성, 여성성에 대한 이념과 편견은 지난 50여 년간 꾸준히 개선되어서 예전에는 남자들이 지배해 온 직업이나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남자들은 여전히 여자다운 행동이나 성품을 드러낼 경우 그 지위나 평판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크다. 오히려 역차별 받고 있는 듯하다. ㅠㅠ

엄마와 아들의 관계는 딸과의 관계와 다르다. 엄마에게 아들은 우주에서 온 외계인 같은 존재이자, 한없이 사랑스러운 자식이자, 애인이자, 보디가드였다. 그만큼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마음은 특별했다.
정말 이해안되는 행동을 할 때는 얘는 뭔가 싶다가도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나를 지켜줄 것만 같고 흐뭇하고 뿌듯하고.. 그러면서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붙잡고싶고 아쉽고.. 아마도 아들 키우는 엄마들 마음은 비슷한 것 같다.
아들은 무조건 힘들다. 키워봤자 소용이 없다-_-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편견일 뿐..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가 섬세하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똑똑하다. 등 남자/여자로 편 나누기 하는 것 또한 어른이다.

4-6세, 아들 성장보고서를 읽고 남자아이들의 첫 사회에 발을 내딛는 시기에서부터 서열이 생기고, 그 서열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남자다운 행동(거친 말, 다소 폭력적인 모습, 여자아이들과 놀면 안되고, 등등)을 해야 한다는 것. 그것은 내 아들이 별나서, 혹은 못돼서가 아닌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는 행동이라는 것. 아들은 밖에서는 어쩌면 가면을 쓰고 자신을 억누르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엄마라는 존재는 항상 그자리에 포근하게 있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아들의 행동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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