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먹는 개
손솔지 지음 / 새움 / 201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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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책을 읽어 보는데 책 제목을 보고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감이 생겼었다. 그런데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먼지 먹는 개라는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물고기와 쥐가 사라졌다는 내용으로 시작을 한다. 더스트 빈이라는 먼지를 제거하는 제품이 나왔는데 이것은 약물을 주입해서 먼지를 잡아먹는 물고기다. 신기한 건 먼지를 다 처리하고 나서는 먼지처럼 공기중에 사라져버린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 이 책은 SF같은 내용인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고무마개가 끼워진 싱크볼 안에는 반쯤 물이 차 있었다. 어항이나 다름없어진 그 안에서 네 마리의 자그마한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헤엄치는 것이 아니라 발버둥 치듯 격정적인 몸놀림으로 보였다. 느리게 헤엄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서 열 배 정도 빠르게 되감는 것처럼 기이한 움직임이었다.

더스트빔은 계면활성제와 방부제 합성 향료를 무섭게 헤치우고 마지막엔 눈알만 남게 된다. 이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상품을 아이의 아토피가 치유되길 간절히 바라는 아토피나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희망을 가지고 사용한다. 인간이라는 이유로 생명을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 것일까? 한번 읽고, 두번째 읽으니 작가가 자주 우리에게 생각할 질문을 던져놓은 것 같다. 
식품 생산 공장에서 더욱 더 깨끗한 환경에서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더스트 몬스터라는 제품이 인기이다. 더스트 몬스터는 청소용 물고기를 만들기 위해 어류 생물에 주입했던 더스트라는 약물을 설치류 동물이 주입하는 실험에 성공하여 쥐가 여기저기를 다니며 청소를 해주는 것이다. 이런 비도덕적인 상품 광고를 실을 수 없다는 광고 회사 사장의 말에 더스트빈 홍보 책임자는

우리 모두는 지금, 소리 없이 종말을 맞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생활이 편리해져도 공해를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생죽음을 당하고 맙니다. 자동차 매연, 공업 폐수, 변종된 축산물에서 나오는 각종 바이러스, 절대 썩지 않는 각종 폐기물까지, 하루에도 끝도 없이 여기저기서 살해 위협이 쏟아져 나옵니다. 지금으로써는 어떤 조물주도 해결해줄 수 없는 일입니다.

라고 얘기하며 삼겹살, 쇠고기, 닭 가슴살 먹은 적이 없냐고 묻는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 소의 무덤에서 흘러나와 괴롭히는 침출수 문제 등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문제를 구원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온건데 이게 비도덕적이냐고 묻는다. 보신탕 먹는 것은 야만적이라고 하면서 돼지, 소, 닭은 아무렇지 않게 먹는건 괜찮느냐고 묻는것과 비슷한 것 같지만 먼지를 집어넣은 것이지만 살아있는 생물체가 살이 없어지고 뼈가 사라지고 소멸하는 과정을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뒤로 물고기, 쥐가 사라지더니 물고기, 쥐처럼 사라지고 싶은 사람들이 생겼다. 그 사람들은 사람을 멸균상태로 만들어 사라지게 만드는 더스트휴먼이라는 물건을 소유하기 위해 사방팔방 노력한다. 이렇게 내용이 진행이 되면서 엄청난 몰입을 하였는데 인물들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시각에 대해서 감탄하면서 책을 읽었다. 오히려 이 책이 조금 더 길게 쓰여져서 개개인에 대한 조금더 자세한 이해를 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 행복한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소설속 인물들의 불행은 우리 주변에 아주 가까이에 있을 수 있는 사연들이다. 이러한 불행을 가진 사람들이 불행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추한 죽음이 아닌 어쩌면 조금이나마 우아하게 사라지고 싶지 않을까.
 그리고 이것은 환경에 관한 소설도 아니고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소설도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아주 작은 물고기에서 시작하여 쥐, 개, 그리고 사람까지, 위협하게 만드는 더스트의 존재로 어쩌면 작은 생명을 함부로 하지 말라던가, 죽으면(사라지면) 다 똑같은 존재라던가를 알리고 싶은 것 일지도 모르겠다. 

아주 잘 읽혀나가는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내용만큼은 결코 가볍지만 않다. 

개는 오랜 여행을 끝마치며 고단한 몸을 말아 누웠다. 그러곤 바람결에 흩날려 사라졌다. 마치 신기루처럼. 녀석이 사라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도 질문을 던진다. 
소설에서는 아무런 강요도 하지 않는다. 그저 "이런 부분이 대해 생각할 때가 있는데, 당신은 어때요?"하고 은근하게 묻는다. 그렇기에 소설을 읽으며 계속해서 '도덕적 양심'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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