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 - 먹고 마시고 걷는 36일간의 자유
오노 미유키 지음, 이혜령 옮김 / 오브제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산티아고 순례길 다녀온 작가의 에세이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곳이 있다라고만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책으로 보니 너무 가고 싶어졌다.
1부는 실제 체험담을 2부에서는 스페인 순례의 개요와 음식, 마을의 매력, 간단히 순례길을 오를 수 있는 방법 정도 실려 있다.
총 800km 거리라 가고는 싶지만 가능은 할까 하였지만 애 낳은 후 체력도 딸리고 중요한 딸린 식구가 있는지라 장시간은 못할텐데 싶었는데 마지막 100km를 걸어도 순례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고.
물론 순례 증명서를 받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니지만 나에겐 100km를 걸어도 아주 힘든 시간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 아이가 커서 사춘기가 되었을 때 함께 자연속에서 고생하며 걸으면 사이도 돈독해지며 내 아이의 장래를 스스로 결정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겠다 생각 했다.
어찌보면 고생길을 자처하는 것인데 왜 매년 사람들이 더더욱 많이 찾을까? 순례길을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은 동행자가 되지만 오롯히 혼자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시간에서 인생에 버릴 것들을 알게 되고 후에 남은 건 나 자신, 소중한 나 자신만 남게 된다.
아시아 사람들도 많이 늘어난 추세라곤 하지만 유럽과 미국 사람이 워낙 많아서 실제로 아시아 사람의 수가 많지는 않다고 한다. 그것 또한 매력적인 것 같다. 유명 관광지 중 한국사람 적은 곳이 어디 이제 남아있나. 매력적인 것은 언어가 전혀 안통해도 다들 교감하며 잘 지낸다는 것.

도망치는 게 뭐가 나쁜데?! 나도 사자를 만나면 도망칠 거야! 하지만 고양이라면 도망치지 않겠지. 너한테는 그 일이 사자였던 거잖아. 그렇다면 도망쳐도 괜찮아!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도망치는 것이기에 남에게 피해를 주기 싫다는 작가에게 건넨 멕시코인 미겔의 말. 아, 공감이다. 직장을 그만두면 뭔가 도망치는 것 같고 패배자 같고 그런 생각 나도 했다.남들은 버티는데 왜 나는 못 버티는 것일까, 내가 부족한가..  그래. 도망치는 건 나쁜게 아냐..

매일 월요일이구나, 화요일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건 좋지 않단다. 매일이 토요일, 일요일, 휴일이라고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봐.

정년퇴직을 하고 순례길에 오른 스페인 남자의 말..
나는 3교대라 휴일 개념이 없었지만 매 번 출근 전날 아 내일 또 출근이구나 신규때는 계단에서 굴러서 다리만 부러질 수 있다면... 교통사고가 나서 다리만 부러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며 ㅠㅠ 버티다시피 하며 다녔는데...

이 책 읽으면 가끔 뜬구름 잡는구나라는 생각도 들 때도 있다. 그만큼 내가 많이 때가 묻었다는 거겠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데. 그것이 쉽나.. 여자는 결혼도 하지 말고 혼자 살아야된다는 말 같다 ㅠㅠ

이 길을 걷는 사람은 모두들 자기 인생에서 다음으로 내디뎌야 할 올바른 길을 찾으려고 하지. 올바른 길에 대한 답을 이 길이 줄거라고 굳게 믿으면서 말이야. 하지만 그들은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알게 된단다. '올바른 길'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그런 선택지는 어디에도 없으니까.

맞다, 올바른 길이라는 게 있을까. 그저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나의 길이다. 생각한다면 그게 올바른 길이 아닐까.

매일 같은 일상에 책을 읽으며 작은 일탈을 꿈꾸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젊고 예쁠 때 하고 싶은 것을 못하더라도 100세 시대에 죽기 전에라도 내가 가고 싶었던 곳,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죽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이런 책을 읽으면 당장이라도 떠날 수 없는 나의 처지에 조금 우울해지면서도 내 앞에서 웃고 있는 내새끼를 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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