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파산 - 장수의 악몽
NHK 스페셜 제작팀 지음, 김정환 옮김 / 다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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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NHK 제작팀에서 출간한 책이다.
일본이 노령화로 곤욕을 겪고 있는 것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에 사는 노인들이 왜 "죽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까.
연금만으로 빠듯하게 생활을 꾸려나가는 상태를 '노후파산'으로 정의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단 옆나라 일본얘기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이 고도 경제 성장을 계속하던 당시는 성실하게 일하면 보답을 받는 사회였다고 한다. 그러나 초고령 사회가 도래하고 핵가족화가 진행되자 일본 사회는 격변기에 돌입했다. 독거 고령자가 수백만 명 단위로 급증하자 가족이 버팀목이 되어줄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사회 보장 제도가 기능 부전을 일으킨 것이다. 이 책에 사례들을 보면 유난히 독거 노인 사례가 많다. 젊을 때 열심히 일하느라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일 한것에 대한 보답은 노후 파산이다.
또 큰 문제는 돈이 없으면 결혼식도, 장례식도 심지어 누굴 만나 차 마시는 것도 하지 못하여 생기는 유대 상실이다. 몸이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도 못가는 것도 서러운데 누굴 만나 마음의 안정을 찾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회사를 다녔던 부부라면 둘이서 연금 받을 땐 그럭저럭 살아가다가도 누가 한명이 아프거나, 죽게 되면 연금이 반으로 줄면서 힘든 생활이 시작된다고 한다. 또 자식이 있어도 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취직이 힘들어 부모님의 연금을 자식까지 나눠쓰게 된다. 노후 파산의 길로 빨리 들어서는 것이다.
현재 버는 돈은 없지만 젊을 적 열심히 모아놓은 돈이 있다면 즉, 예금액이 있다면 의료비나 돌봄서비스를 유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물론 예금액이 50만원 이하면 생활보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100% 믿지 않기에 노인들은 예금한 금액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최대한 버틴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일본얘기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것이 우리 나라는 아직 국민연금 상한액이 일본 보다는 높지만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젊은이들이 내는 연금 부담액은 커지고 있다. 그 연금을 지금 노인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현 젊은이들이 노인이 되었을 때는 낸 만큼도 못 돌려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라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도 제도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일본처럼 노인들이 '죽고싶다'고 말하는 희망없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점점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이 되는지 내 자식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주게 된 책임이 내게도 있는 것 같아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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