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
주부와 생활사 지음, 정연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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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가족을 위해 요리했던 여성들이 중년이 되어 식탁에 변화를 준다. 1큰술 1작은술처럼 정확한 계량에 얽매이지 않고 제철 음식으로 간단하고 건강한 요리를 만든다. 남편과 아이가 맛있게 먹을 거로만 신경 써서 식단을 짜다가 이젠 자신이 먹을 요리를 만든다.

"지금의 제 모습은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스스로 선택해온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에요. 그로 인해 일상은 자유자재로 변화하고 움직이지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만 지키면 훨씬 단순하게 살 수 있어요. 전자레인지를 없앤 것도 그런 선택 중 하나로, 작지만 의미 있는 인생의 통과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p10

제철 재료 중심으로 요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름 없는 요리가 된다고 한다. 계절에 식단을 맡기면 매일 뭘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서 좋다고.

음식을 제대로 고르는 것은 사회 운동의 일환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저렴한 걸 찾았다면 이젠 원재료를 꼼꼼히 따져보고, 어디서 만들었는지 확인한다. 저렴한 물건 뒤에는 누군가의 노동착취나 환경오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완성된 요리를 생각하기 전에 이 재료들이 어디서 왔는지 먼저 생각하는 것, 그것이 환경을 살리는 길이고 건강하고 올바른 식사를 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요리를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1큰술이나 1작은술에 집착하기보다 '먹는다'라는 행위의 근원을 생각하는 요리인으로 머무르고 싶어요. 먹는 것은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일이니까요."p46

주방 살림과 그릇을 좋아하는 그녀가 직접 사용해보고 정말로 좋다고 생각한 물건을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가게가 '파머즈 테이블'이다. 단순한 요리를 돋보기에 하는 그릇을 소개한다.

고기나 생선 없이도 즐거운 식사를 쇼진 요리라고 한다. 고기를 먹을 때마다 막연한 저항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쇼진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 마음이 굉장히 편안해졌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서도 채식이 몸에 좋고 고기는 가끔 먹는 게 좋다고 여러 책에서도 말한다. 채식 위주의 쇼진 생활은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면서 단백하고 단순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제철 음식을 이용해 조리과정을 단순히 한 요리는 본연의 맛을 느끼며 건강에도 좋다. 60대 이상의 요리 전문가들이 쓴 책이라서 그럴까 확실히 중장년층들이 먹었으면 좋겠고 좋아할 만한 요리들이었다. 최소한의 양념을 이용해서 요리를 하니 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 자극적이지 않다. 나이가 들면 국물 요리를 먹는 게 좋지 않다고 하는데 반찬 한가지씩 매일 만들며 가짓수를 늘려서 해먹으면 손이 많이 가지도 않는다.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주방 부부에게 맞는 주방으로 다시 탈바꿈하는 것도 요리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다면 결국 단순한 요리가 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을 위해 식탁을 차렸다면 이제 자신을 위해 식탁을 차리고, 가만히 앉아 나답게 살아갈 준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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