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 반사
키크니 지음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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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크니의 만화는 익숙하다.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다를 통해 그의 유머감각과 센스를 알게 되었다. 프리랜서라 함은 우아하고도 여유 있게 집에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작업하는 모습을 그리게 되는데.... 그 상상을 단번에 깨버리는 키크니의 솔직한 프리랜서의 삶.


그는 그 자신을 매일 후드와 반바지(꼭 다리의 털까지도 그린다..!) 차림에 살이 쪄서 볼살이 접히는 모습으로 그린다. #만족해? 네 컷만화에선 너의 지금 모습이 만족하면서 살 거냐고 묻는다. 그 사람을 지우개로 지워버리는 키크니. 늘 지금 모습에 불만족하여 매일 레벨업하는 자세가 꼭 옳은 것만은 아니지 않나. 고스펙에도 모자라서 무언가를 자꾸 성취해야만 하는 환경에 놓인 젊은이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만화였다.


그는 쑥스러워서 자신을 내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부모와 형도 키크니가 자신이란 걸 모른다고...그냥 대충 만화 그린다고 말한단다. #너도해봐 좀 웃겼다.


키크니의 만화는 화려하지 않다. 흰 바탕에 검은 선, 약간의 음영만 들어갈 뿐 화려한 배경이나 색은 없다. 만화가 길지도 않다. 그러나 생각할 거리를 준다. 가끔 머리를 띵하게도 한다. 그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만화는 길게 풀이하지 않지만 나의 할머니를 그립게 만든다.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가볍게 시작한 일이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다"라는데 이후 그는 굿즈도 만들고 책도 냈다. 사람 인생이 참 어떻게 될지 모른다. ㅎㅎ 늘 나쁘지만도 않고 늘 좋지만도 않은 게 인생인가보다. 키크니의 만화는 시크하면서 감동을 주고 그의 글은 솔직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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