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순간, 내가 곁에 있을게 - 나의 미라클, 나의 보리
최보람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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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반려견 '토니'가 세상을 떠난 지 오 년이 되던 해 집에 도둑이 들고 나서 혼자 있는 게 무서웠다. 대형마트 안 동물병원에 들어갔는데 로비 한쪽 구석 철창 안에 있는 보리를 발견했다. 무심하게 'SALE'이라고 적혀 있는 종이가 걸려있다. 대놓고 'SALE'이라니 너무하단 생각이 든다. 이미 한 번 파양했다 돌아온 강아지, 병원에 온 지 육 개월이 지나도록 반려인을 만나지 못해 쇼윈도에서 밀려나 바닥까지 내려간 강아지다. 갑작스러운 첫 만남이 성사되었다. "이 아이, 제가 데려갈게요." 그렇게 보리와의 만남. 보람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가는 보라색을 좋아하고 보리는 아이보리색이라 이름은 '보리'로 낙찰! 보리와 함께 한 10년의 세월이 이 작은 책에 담겨있다. 따뜻하고, 포근한 책. 나도 어릴 적 강아지를 키웠었다. 아픈 기억이다. 첫 강아지는 일본 스피츠 수컷이었는데 할머니집에 놀러 갔다 농약이 뿌려진 풀을 핥아 죽어버렸다. 그때가 초등학교 5학년 때.. 거의 한 달은 울었던 것 같다. 이후 요크셔테리어 암컷을 키웠는데 빌라 1층 살았는데 집을 나간 건지 훔쳐 간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면 맞벌이하는 부모님 때문에 집에 항상 한 살 어린 동생과 함께 했었는데 그래서 다른 '친구'를 원했었나 보다. 실제로 강아지를 엄청 사랑했지만 내 할 일을 잘 못해서(똥 치우기 같은..) 아버지에게 많이 혼났었다. 요즘은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애를 키우는 게 돈이 많이 들고 최소 20년을 책임져야 하며 자신의 인생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는데 개를 키우는 것 또한 만만치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것들을 못해준 것 같아 우리집에 있었던 강아지들에게 미안하다. 강아지와 아이의 비슷한 점은 화를 내고, 기분이 안 좋아도, 언제나 나를 사랑해준다는 것. 언제나 반짝거리는 빛나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준다는 것, 그리고 늘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보리와 작가가 오랫동안 행복하게 함께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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