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1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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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소설은 흡입력이 대단하다. 한번 책을 펼치면 누군가가 그 세계를 깨뜨리기 전에는 헤어나오지 못한다. 직지1은 내가 들어만 본 직지심체요절에 관한 책이었다. 서울 대낮 한복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한국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형태의 살인사건. 창으로 가슴을 찔리고 귀를 잘라내고 뱀파이어가 피를 빨아먹은 듯한 자국이 남아있다. 김진명작가가 판타지소설을 썼나 싶었다. 뱀파이어 등장하지 않는다. 제목이 직지인 만큼 요 직지에 대해 파헤쳐야한다. 살해당한 사람은 서울대학교 라틴어를 가르치다 은퇴한 교수로 누구에게 치정, 돈 관계로 원한을 살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살해수법은 너무 잔인했다. 김기연 기자는 <살인의 역사> 저자와의 메일을 통해 귀를 자르는 것은 종교재판과 비슷하다는 걸 알아챘고 용의자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추적을 시작한다.

"불경이란 정확하게는 부처의 말씀을 아난존자가 옮겨 적은 걸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직지는 제목에서 보듯이 백운화상이라는 고려시대 고승이 역대 선승들의 선문답을 적은 것으로 불경이 아닌데 여기에 직지심경이라는, 마치 불경과도 같은 이름이 잘못 붙었어요."(p47)

직지심경이라는 이름을 보고 당연히 불교와 관련이 있을 줄 알았는데 직지는 전혀 불교와 상관이 없었다. 직지와 구덴베르크의 관계는 도대체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즉 독일은 직지의 씨앗을 인정하고 한국은 독일의 열매를 인정해야 하는 것입니다."(p207)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직지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독일은 인정하지 않는다. 누가 먼저 만들었냐의 관점에서 떠나 1455년에 독일의 마인츠에서는 180부의 성경이 금속활자로 찍혀 나왔고 1,300 페이지의 두꺼운 두께를 자랑했다. 그 당시 조선에서는 그렇게 두꺼운 책은 나오지 못했다. 1500년 무렵에는 유럽에 1500곳가량의 인쇄소가 있었고 조선에는 단 하나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나라에서 관리하여 1년에 몇 번 찍는 게 다였다고 한다.

살해당한 교수의 책 속의 의문의 인물, 카레나. 그 또는 그녀는 누구일까? 누구길래 김가연을 헤치려던 피셔 교수가 돌연 생각을 바꾸었을까. 2권을 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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