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작가 카쿠타 미쓰요의 여행 에세이다. 여러 작가의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을 알 수 있다.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이라는 부제에 맞게 참 무심하게 여행을 다니는구나 싶었다. 20대 초반의 1991년에 여행 다녀온 에피소드들은 참 흥미로웠다. 아무리 외딴섬이라곤 하지만 전기 공급이 안되어 밤이 되면 촛불을 켜야 하고 배를 타고도 십여 분을 가야 가게에 방문할 수 있는 곳을 듣다 보면 '도대체 언제 적 이야기지?'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그곳도 이제 밤에도 불을 켤 수 있으며 레스토랑 및 가게들이 즐비하다. 나무에 달려있는 반딧불이를 보고 신비롭다는 감정은 다시는 느끼지 못할 테지. 변한 모습을 마주하기가 겁이 나서 다시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평생 간직하고픈 아름다운 풍경과 추억이 혹시나 변해버릴까,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