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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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작가 카쿠타 미쓰요의 여행 에세이다. 여러 작가의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사람마다 여행 스타일을 알 수 있다.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이라는 부제에 맞게 참 무심하게 여행을 다니는구나 싶었다. 20대 초반의 1991년에 여행 다녀온 에피소드들은 참 흥미로웠다. 아무리 외딴섬이라곤 하지만 전기 공급이 안되어 밤이 되면 촛불을 켜야 하고 배를 타고도 십여 분을 가야 가게에 방문할 수 있는 곳을 듣다 보면 '도대체 언제 적 이야기지?'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그곳도 이제 밤에도 불을 켤 수 있으며 레스토랑 및 가게들이 즐비하다. 나무에 달려있는 반딧불이를 보고 신비롭다는 감정은 다시는 느끼지 못할 테지. 변한 모습을 마주하기가 겁이 나서 다시 방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평생 간직하고픈 아름다운 풍경과 추억이 혹시나 변해버릴까,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인생이란 시간에서 내려다보면 그 사람들과도 아주 짧은 순간 같은 버스에 탄 것일 뿐이다.

p58

그렇게 나는 알게 되었다. 도시의 일상이 여행자에게 있어 외로움을 느끼게 한다는 것을. 자신이 그곳에 속해있지 않다는 사실을, 며칠 동안이지만 내 생활로부터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사람이 사는 도시 하나하나가 그걸 실감하게 했다.

p139

공상과 과장을 포함해 혼자만의 몸과 마음, 감정을 전부 총동원해 움직이는 것이 여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p198

우리는 늘 관광객 위치에 서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모른다. 여러 나라에 일정 기간 머물면서 살아보는 꿈을 꾼다. 그러나 그것도 우리가 단기간 그곳에 지내며 호감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 만약 그곳에 사는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누구는 한국도 매우 살기 좋은 나라라고 할테지만 많은 한국사람들이 탈한국하고 싶어하니 말이다. 어딘가에 속해 있어 안정감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어떤 날은 이방인으로서 삶을 살아보고 싶다. 늘 짜릿하고 새롭고 신비로울 것 같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을 여행처럼 살라고 말한다. 내 삶을 여행으로 만들기 위해 여행자의 자세로 살아보는 연습을 해보아야겠다. 무심하고 시크하고 때론 대책 없는 소설가의 여행법, 지금의 내가 여행한다면 이 소설가와 비슷하지 않을까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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