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주 옮김 / 정은문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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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상드르 뒤마는 <몽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마고 왕비>등을 쓴 작가로 프랑스 작가 가운데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었으며 19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라고 한다. 이름은 들어본 유명한 작품이지만 부끄럽게도 하나도 읽은 게 없었다. 결국 <몽테크리스토성의 뒤마>로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독서임계점이라고 하던가, 이 책이 처음에는 읽는 게 쉽지 않았다. 연극 무대나 뮤지컬 무대를 보는 것처럼 책 속에서 독자에게 경쾌하게 말을 건넨다. 마치 대답을 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독서임계점만 넘으니 술술 읽힌다. 몽테크리스토성에 살 적의 뒤마는 굉장히 잘 나갈때라고 하던데 암탉, 수탉, 개, 원숭이, 새, 고양이 등... 성에 방문하는 동물들은 모조리 받아들이고 거기에다가 지나가다 상인이 사라고 하면 동물을 사들이는 거다. 그렇다고 무책임하게 두는 것도 아니고 무심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동물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까지 하다. 식물보감 동물보감이라고 불릴만한 정원사 미셸과 함께 다리 하나 눈 하나 없는 프리차드가 이웃집 개한테 무참히 살해당한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슬퍼하며 복수까지 해주는 사람이다.

그곳을 속속들이 알고 모든 것을 확언하는 그의 태도로 보아 어쩌면 그의 말대로 나는 콩고나 세네갈에서 태어난 흑인일 수도 있었다.(97p)

내가 프리차드를 관찰하며 파악한바 프리차드 같은 개는 사냥꾼에게 정말 복이라는 것. 다만 여러 사람과 같이하는 사냥이 아니라 혼자 하는 사냥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고독한 수도승에게 어울리는 개였다.(208p)

미셸이 개 13마리가 하루에 먹는 식량이 소 한 마리라고 걱정하는데 최후의 만찬이 생각난다며 한 마리 더 키우자는 뒤마다. 동물을 사랑한다고 표현은 하지 않지만 미셸이 부를 때마다 꼬박꼬박 나가서 동물들을 관찰한다. 동물들 일에 대해 관여는 하지 않지만 걱정은 한다. 몽테크리스토 성에서의 뒤마와 동물의 삶을 읽다보면 마치 무슨 리얼리티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코믹과 코믹, 코믹의 연속이다. 동물들은 새로운 이벤트를 늘 만들어주고 뒤마는 거기에 그저 따라간다.

후작인 아버지와 흑인 노예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그는 흑인혼혈이다. 인종차별의 희생자였을텐데 책에 그런 우울한 부분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를 그릴 때 실제보다 더욱 새까맣게 표현한다고 한다. 그는 그 당시 프랑스 흑인혼혈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몽테크리스토성에서의 뒤마는 행복해보인다. 쓰고 싶은 글을 맘껏 쓰고, 좋아하는 사냥도 하고, 동물들과 함께 하며 경제적으로도 부족하지 않았던 시절이다. 말년에는 단 돈 20프랑을 가지고 아들 별장에서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고 하니 인생이 참 파란만장하다. 그가 죽고 나서도 그의 작품을 전 세계 사람들이 읽고 감상하며 그는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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