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반응에서 빈곤해지고 텅 비어버리는 것이 외부세계라면, 우울증에서 텅 비고 공허해지는 것은 바로 자아이다. 즉 애도는 대상을 잃었다는 게 문제지만, 우울증은 자아를 상실했다는 데 그 초점이 있다.(38p)
아주 대단하고 절대적인 사랑만이 나를 구원하고 치유해주는 것이 아니구나. 친구의 가벼운 위로, 지나가는 사람의 작은 친절도 삶의 숨구멍을 틔워주는 소중한 물꼬가 될 수 있고, 그것이 희망이 되어 바닥에서 다시 올라올 수 있구나하는 것이었어요.(47p)
도망치미지 말아야 해요. 눈 감고 귀 막는다고 행복할까요?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잘났다 못났다 평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찾으려 노력하면 될 것 같아요.(110p)
적절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인식할 수 있으며, 그것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131p)
자해란 어찌 보면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고 싶은 욕구와 절망감을 찾아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고 외침이다. 이 외침을 주변에서 아무도 듣지 못하고 무시하다 보면 결국 자해는 자살로 끝을 맺게 되는 것이다.(170p)
일하는 여성의 가장 큰 고충은 '일하는 여자'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도, 직업 환경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의 부족도, 승진 기회의 부족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가 무언가 부족하고 잘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에 대한 회의와,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다. 어쩌면 이러한 역할 갈등은 일하는 여자가 가지는 공통적이고 태생적인 갈등일지도 모른다.(177p)
나를 비롯한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가정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내외적 질책에 시달린다. 여성들은 세상으로 나와 있을때는 '남성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고, 가정에서는 전통적인 여성의 방식을 유지하라는 이중의 명령을 받는다. 즉 전통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불안과 혼동,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17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