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은 더없이 살아가기 편리해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만큼 행복하진 않는 것 같다. 들어보지 못한 질병들이 난무하고 또 새로운 질병들이 생겨나고 있으니 말이다. 몸이 아픈 것 뿐 더러 이젠 마음의 병이 생긴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전히 정신과에 대한 편견은 존재하며 그로 인해 자신의 마음에 생긴 병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여 병을 더 키우는 경우가 많다. 정신과적 병명들 중에서도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는 병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예시와 함께 정리해주었다. 굉장히 많은 부분 공감이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라 생각된다. 어른이 되어 나타나는 마음의 병 대부분이 어린 시절의 경험에 비롯하여 나타난다. 부모가 아이에게 행하는 모든 것이 아이의 인격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은 평생토록 이어진다. 부모가 육아를 하기 위해 책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만약 아이가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자라기 원한다면 당신들 마음대로 윽박지르고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부를 시키면 원하는 결과가 따라올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는 행복할까? 아이를 임신하고, 갓 태어난 아이를 볼 때 '건강하게만 자라라'라고 바라지만 건강하게 태어나 자라나는 아이를 보면 '명문대 들어갔으면', '의대 들어갔으면' 바란다. 자신과 아이를 동일시하여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이기심 때문이다. SKY캐슬을 보지 못했지만 SKY캐슬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적 문제점들을 캐릭터에 분석해놓았는데 그중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강준상'이다. 나이가 쉰인데도 엄마 없이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다니! 사회적으로 성공한 듯 보이지만 행복해 보이는가? 결코 아니다.

박종석 작가는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의사할래? 판검사할래?'소리를 하도 들어서 세상에 직업이 의사랑 판검사 두 종류밖에 없는 줄 알았다고 한다. 자신의 꿈을 존중받지 못해 그땐 그렇게 괴롭고 힘들었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가 되고 나서 엄마에게 '그때의 엄마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하니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한 게 아닌가! 그러나 그 뒤의 반전 '서울대 의대를 못 보내서 미안하다'고.

모든 것을 서열화하는 사회에서 자기 아이만 라인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아직(6세)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놔두고 있지만 과연 초등학교 들어가고 더 커서 중학교 들어가면 아이가 하고 싶다고 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을까?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든 응원해줄 수 있게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되고 싶다.

김혜남 작가는 워킹맘으로 일하며 여성들이 겪는 심정과 힘듦에 대해 공감한다. 그녀 또한 워킹맘으로 일하며 일과 가정과의 균형 사이에서 힘들었으므로. 맞벌이 안 하면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서 맞벌이는 거의 필수가 되어버렸다. 나 또한 아이들이 크면 다시 직업 선상에 뛰어들 텐데 그때 내가 지금처럼 아이를 돌보면서 일도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다. 워킹맘들은 에너지를 100% 소진이 아니라 120% 이상 소진을 하면서 살아간다. 모든 에너지가 방전이 되면 무기력증이 생겨난다. 엄마들이 방전이 되기 전에 남편이 돕는 것이 아닌 당연히 함께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집안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병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병이라고 한다. 얼마나 참고 살면 화병이 생겨 화병으로 인해 죽기까지 할까. 예전보다 살만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차별받고 있으며 집안의 가사일 대부분을 책임진다. 나만 참으면 가정이 평화롭다는 이유로 평생을 참았지만 말년에 남는 건 화병으로 인한 아픔이다. 인생 한번 뿐이고 자신은 내가 사랑해주고 아껴주고 보듬어주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먼저 돌보고 자식이든, 부모든, 배우자든 돌보았으면 좋겠다.


애도반응에서 빈곤해지고 텅 비어버리는 것이 외부세계라면, 우울증에서 텅 비고 공허해지는 것은 바로 자아이다. 즉 애도는 대상을 잃었다는 게 문제지만, 우울증은 자아를 상실했다는 데 그 초점이 있다.(38p)

아주 대단하고 절대적인 사랑만이 나를 구원하고 치유해주는 것이 아니구나. 친구의 가벼운 위로, 지나가는 사람의 작은 친절도 삶의 숨구멍을 틔워주는 소중한 물꼬가 될 수 있고, 그것이 희망이 되어 바닥에서 다시 올라올 수 있구나하는 것이었어요.(47p)

도망치미지 말아야 해요. 눈 감고 귀 막는다고 행복할까요?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잘났다 못났다 평가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찾으려 노력하면 될 것 같아요.(110p)

적절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인식할 수 있으며, 그것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131p)

자해란 어찌 보면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고 싶은 욕구와 절망감을 찾아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고 외침이다. 이 외침을 주변에서 아무도 듣지 못하고 무시하다 보면 결국 자해는 자살로 끝을 맺게 되는 것이다.(170p)

일하는 여성의 가장 큰 고충은 '일하는 여자'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도, 직업 환경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의 부족도, 승진 기회의 부족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스스로가 무언가 부족하고 잘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에 대한 회의와,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자신에 대한 죄책감이다. 어쩌면 이러한 역할 갈등은 일하는 여자가 가지는 공통적이고 태생적인 갈등일지도 모른다.(177p)

나를 비롯한 많은 일하는 여성들이 가정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내외적 질책에 시달린다. 여성들은 세상으로 나와 있을때는 '남성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하고, 가정에서는 전통적인 여성의 방식을 유지하라는 이중의 명령을 받는다. 즉 전통적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여성들이 불안과 혼동,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178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