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 - 우주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 아우름 38
이광식 지음 / 샘터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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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스스로가 최고인 줄 아는 오만에 빠져 살며 지금 사는 세상이 전부인 냥 착각하며 살아간다. 오만해질 때, 내 삶이 짓누르는 무게가 너무 무거워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천문대에 가서 우주를 한 번 관찰해보자. NASA탐사선 보이저 1호가 1990년 2월 14일 지구로부터 60억 킬로미터 떨어진 명왕성 궤도 부근에서 찍은 지구 사진을 보면 점 하나 찍혀있는 모습이다.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창 앞의 먼지 티끌 하나와 다를 바 없는 지구에서 70억 인류가 아웅다웅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광활한 우주 속에서 얼마나 외롭고 작디작은 존재인지 절감할 수 있게 한다. 우주를 보고받는 충격을 '조망 효과'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 좋아하던 과목이 지구과학이었는데 역시나 어른이 되어 펼쳐봐도 우주 세계는 참 신비롭고 무궁무진한 곳이다. 우주의 먼지인 지구에서 사는 우리는 '메이드 인 스타'다. 또한 종말이 온다면 우리들은 우주로 사라질 테니 우주에서 태어나 우주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우리의 머나먼 고향은 우주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달이 1년에 3.8센티미터씩 멀어져 간다고 한다. 15억 년엔 우리는 달과 이별할 것이고 달이 없다면 아마 지구의 생물들은 살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미래의 시간을 보자면 현실감각이 사라진다. 과연 15억 년 뒤는 언제일까. 겨우 100년밖에 못 사는 인간이 15억 년 뒤의 세상을 어찌 상상해볼 수 있을까. 다만 나의 자녀들이 또 자녀를 낳고 자녀를 낳고 한참 먼 이후의 나의 먼 자녀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게 될까 궁금해지긴 한다.

블랙홀에 지구가 빠지면 '스파게티화'가 되는데 블랙홀이 은하중심에서 하는 역할은 은하 전체를 회전시키는 일이라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게 아이러니하다. 다행인 건 블랙홀이 과체중을 싫어하는지 태양 질량의 500억 배까지 질량이 불어난 블랙홀은 더 이상 외부 물질을 끌어들이지 않고 성장을 멈추었다고 한다. 당장 블랙홀에 빨려 들어 '스파게티화'가 될 가능성은 없으니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우리가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만약 태양계 궤도가 조금만 어긋난다면 우리는 살아있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우주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기적 속에 우리가 존재하고 있으며 광활한 우주 앞에 서면 많은 것들이 하찮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등바등 남을 깎아내리고 자존심을 버려가면서 살아가는 삶이지만 우주에서 보면 먼지 한 톨만한 곳에서 버둥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전에 10년을 살면서 천문대를 한 번 가보지 못했다. 대전을 떠나기 전에 꼭 한 번 천문대에 가서 우주의 광활함을 느끼고 내 삶에 겸손 한 스푼 얹고 싶다.

우주가 내 삶과 아무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불행한 오해입니다. 우주가 돈도 밥도 주진 않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을 줍니다. 우주를 모르고선 참다운 삶을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불행하게도 현대인은 우주 불감증이라는 돌림병을 앓고 있습니다. 머리 위에 있는 엄청난 세계를 까맣게 망각한 채 땅만 내려다보고 살아가면 삶의 균형을 잃게 마련입니다.(19p)

"빅뱅 이전의 사건은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빅뱅 이전의 사건들에는 아무런 관찰 결과가 없으므로 이론으로 추구할 대상에서 벗어나며, 시간은 빅뱅에서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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