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웰스
앤 패칫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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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야 자전적 소설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은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매년 여름을 함께 하게 된 여섯 아이가 등장한다. 일단 아이가 넷이나 있는데도 이혼을 할 수 있는 용기(?)에 놀라웠고 부모가 선택한 결과에 대한 효과가 아이들에 삶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아이가 셋인 입장에서 과연 다른 사람에게 반했다고 이혼을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드는 전형적인 보수적인 한국 여성이다. 옆집으로 이사 온 부부와 한 번의 키스의 효과는 엄청났다. 나비효과라고나 할까. 그 한 번의 키스로 인해 이혼을 했고 재혼을 했고 아이들은 의붓어머니, 아버지의 자녀들과 함께 하게 되었으며 비밀을 공유했고 멀어졌다 다시 만나게 되었다. '만약 만나지 않았더라면'이란 가정은 의미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책의 말미에 52세가 된 프래니가 잃거나 얻었던 것들에 대한 후회와 안타까움에 빚어낸 가정들을 보면 나이가 들어도 어릴 적 있었던 일은 지워지지 않는 무엇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캘의 죽음으로 인해 가족은 와해되었고 이후 서로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지내다 프래디의 애인이 프래디의 어릴 적 이야기로 소설을 쓰게 되면서 그들은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 모두 그랬을 거야.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스로는 그러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어.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내가 결국 깨달은 건 그거였어.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너와 앨비, 저넷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영원히 살지는 못할 테니 그 사실을 붙들고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

372p

늘 맏이로 아이들을 돌보아야 했던 홀리는 스위스에서 명상을 하며 지내고 있다. 아마 어릴 적 부모님을 대신하여 자신의 동생과 의붓동생들을 챙겨야 했던 일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그런 선택을 하지 않게 되었나 생각이 들었다. 캘러라인은 아버지의 기대에 부흥하여 변호사가 되었고 저넷은 기니 출신 남자와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저넷의 남편이 앨비에게 '오늘 하루 어땠냐'는 질문에 앨비가 '청소를 하러 가는데 경비 아저씨가 두 번이나 자기를 막았다'는 말에 백인에게는 그런 것이 '어떤 일'이 될 수 있겠구나는 말에 씁쓸해졌다.) 방화를 저지르고 온갖 사고를 치던 앨비는 저넷의 집에 잠시 머물며 따뜻한 가정이라는 곳의 존재를 알게 된다. 자신을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한켠을 따뜻하게 해주는 일인지, 성인이 돼서야 그는 알게 된 것이다. 프래디는 문학을 좋아하나 아버지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로스쿨에 갔지만 자퇴를 했다. 자신이 존경하는 작가 리오 포즌과 함께 살며 그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된다. 32살이나 많은 그는 아내가 이혼해 주지 않아 사실상 불륜을 하는 상태였고 32살이나 어린 프래디를 자신의 손님들을 대접하는 부엌데기 취급을 할 때 화가 났다. 앨비가 소설을 읽고 찾아와 프래디를 데리고 나가는 장면에서는 내 속이 통쾌했다. 프래디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힘들게 살았던 그 시절 신세를 졌던 친구와 다시 만나 사랑받는 것을 보고 결국 모두 행복한 길을 걷게 되어 다행이다고 생각했다. 커먼웰스는 미국의 켄터키,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버지니아 네 개 주를 통칭하는 단어라고 한다. 내겐 낯설지만 미국인에게는 그렇지 않다고.

우리는 결정을 내릴 때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대략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과 다르게 나타날 때가 많다. 이 소설은 작은 결정 하나가 두 가족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흔들어 놓았는지 알 수 있다. 앤 패칫의 어머니가 아이가 넷인 남자와 재혼하게 되면서 앳 패칫은 새로운 환경에 던져졌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느낀 감정은 비슷하다고 했는데 그 말이 더 마음이 아팠다. 늘 죄책감과 비밀을 갖고 어떤 때는 세상에 반항하고 싶고, 어떤 때는 세상 끄트머리에 숨어 살고 싶으면서, 어떤 때는 자신이 어디서 태어났는지에 대해 상상하면서 말이다. 자유로운 영혼의 어른들이 만나고 헤어지고 조금 정신없었지만 자식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내려갔다. 보통 자전적 소설을 첫 작품으로 내놓는다고 하는데 그녀는 일곱 번째로 내놓았다. 그만큼 과거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무덤덤하고 시크한 문체로 써 내려갔지만 이제야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볼 용기가 생겨 세상에 내놓았을까 마음대로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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