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은 없다 - 문제는 불평등이 아니라 빈곤이다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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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평등 자체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면, 경제적 평등주의를 진정한 도덕적 이상으로 보는 것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9p)

내가 보기에 미국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의 소득이 지나치게 불평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국민 중에 빈곤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14p)

우리는 기본적으로 빈곤과 과도한 풍요를 모두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고, 그 결과는 분명 불평등의 축소일 것이다. (……) 경제적 평등은 반드시 실현해야 할 도덕적 이상이 아니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회의 구성원 일부는 충분한 수준 이상의 부를 소유함으로써 안락을 누리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반면 다수의 구성원은 가진 것이 너무 적은 사회를 개선하는 것이다.(16p)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모두가 동일한 몫을 갖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도덕의 관점에서는 각자가 충분한 몫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18p)

중요한 사실은 특정한 효용 문턱 이하에 있는 사람들이 추가적 자원을 제공받음으로써 효용 문턱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 그들에게 반드시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문턱을 넘는 것이다.(47p)

우리는 그들이 너무 가난하다는 사실에 도덕적 불편함을 느낀다. 우리는 단지 소유한 화폐량이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괴로워하지 않는다.(49p)

(……)평등은 각자가 타인들과 동일한 것을 가졌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이에 비해 존중은 좀 더 개인적이다. 어떤 사람을 존중을 갖고 대우한다는 것은 그의 특정한 인격이나 상황에서 해당 문제와 직접 관련되는 측면들에 기초해서 대우한다는 것이다. 존중을 갖고 어떤 사람들을 대우한다는 것은 (……) 그들에게 특별한 혜택이나 손해를 부여하는 것을 배제한다. (……) 평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방식으로 식별할 수 없는 결과들을 목표로 하는 반면, 존중을 갖고 대우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개인의 특수성과 부합하는 결과들을 목표로 한다. (82~83p)

사람들이 존중이 결여된 대우에 분노하는 것은 그런 대우가 본질적으로 그들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거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89p)


100페이지도 안되는 매우 가벼운 책이나 내용은 무겁다. 저자는 소득이 불평등한 게 문제가 아니라 빈곤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 평등한 소유가 아닌 충분한 소유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충분함'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충분한 소유'는 입에 풀칠하는 수준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정도라고 했을 때 모두 충분한 소유를 가지고 있다면 평등하다고 느낄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유로운 세상이라면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문제고 평등하게 하려면 자유를 억압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또 책 속에서 문턱효과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우리는 마지막 재화를 채워 원하는 것을 얻을 때 이전보다 더 큰 만족을 느낀다. 효용 문턱 이하에 있는 사람들이 추가적 자원을 제공받음으로써 효용 문턱에 더 가까이 가는 것이 그들에게 반드시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복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어도 문턱을 넘어갈 만큼의 양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삶은 개선되기 어렵고 불만은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가 평등에 대해 외치는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결국 도덕적인 양심 같은 문제로 평등을 외치는데 경제적 평등을 외치는 걸로 빈곤이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충분히 가진 화폐량에 만족한다고 했을 때 더 많은 화폐를 소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은 끌어낼 수 없다. 사회적으로 똑같이 충분한 양을 제공했다고 해도 개인이 충분하다고 느껴야하지 다른 사람들이 소유한 양과는 무관하다. 평등은 각자의 사정은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 존중이 없다. 존중을 한다는 것은 각자 처한 상황마다 다르게 대우하는 것이다. 존중이 결여된 대우에 분노하는 이유는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개인의 특수성이 배려되지 않는 평등은 공격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평등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불공평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지만 자유가 있는 한 불평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빈곤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빈곤한 사람을 충분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로 인해 그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고 삶에 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존중이 있는 사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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