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빨강은 없다 - 교과서에 다 담지 못한 미술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32
김경서 지음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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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이래 수많은 화가가 엄청나게 많은 그림을 그렸어. 언제고 똑같은 그림은 인정받을 수가 없었지. 그게 예술의 운명이니까. 그러니 예술가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야. 뛰어난 상상력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고, 표현하는 방법까지도 늘 새로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지. 그러다 보니 자신만의 예술 세계로 깊이 빠져들게 되었을 거야. 이로 인해 일반적인 감상자와는 점차 거리가 생기게 된 거고.(14p)

 몬드리안은 형상이 주는 선입견 때문에 순수한 조형적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자연의 형상 속에서 순수한 조형 요소만을 추출해 내는 추상주의 양식을 개척했지.(46p)

 모든 예술 작품은 '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감상자와 나누고 싶은 욕망이 창작의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지.(164p)


 서울 불광중학교 미술 교사인 김경서가 가상의 학생 '보라'와의 대화 형식으로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학생에게 말하듯이 설명해주어서 미술의 문외한인 나도 이해하기가 쉬웠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 설명을 대화체로 풀어주니 더욱 편안하게 다가왔다. 전혀 내가 보기엔 예술 작품인지 모르겠는데 굉장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작품들을 보면 '역시 나는 보는 눈이 없나?'라는 생각을 가진다.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라고 느껴서 미술관 관람을 할 땐 꼭 도슨트 시간에 맞춰 간다. 그것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은 많은 예술가들이 나오는 만큼 다른 예술가보다 뛰어나야 한다. 예전엔 똑같이 그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카메라의 발명으로 똑같이 그리는 것보단 작가 자신의 주관과 개성이 담긴 작품이 중요해졌다. 아름다운 동시에 인간의 삶을 위한 미술은 우리 모두의 숙제일 것이다.

중세 시대는 신과 교회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 시대이기에 예술가는 신에게 봉사하는 기술자와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처럼 시대에 대해 이해를 하고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미술에 대한 편견을 깬 작가들도 그 시대에는 비난당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미술 세계에 대한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술에 소질이 없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것 또한 미술을 하나의 틀에 박혀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게 아닐까. 물론 재능이라는 것이 있겠지만 표현과정에서 화가의 개성이 드러나게 되기 때문에 미술작품을 창작이라고 부른다.

 미술 작품 감상을 위해선 나 자신의 편견을 깨야 타인을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몇 점 나열해보면 내 취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유를 적어본다. 반대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작품에 대해서도 이유를 적어본다. 그다음에는 특정한 작품을 고른 후 그 작품의 어떤 면이 내 마음에 들고 어떤 면이 이해가 안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다음엔 작가는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 작가가 추구하는 양식은 무엇인지, 같은 양식을 가진 다른 작가의 작품과는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이 작품에 사용된 재료와 기법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는 게 좋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 미술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시각과 다른 사람의 관점이 모두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적용되어 온 미술 비평의 관점 중 몇 개는 형식주의적 관점, 도구주의적 관점, 도상학적 관점, 사회 맥락적 관점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관점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비평한다고 한다..(나와 매우 먼 이야기) 마지막 보라의 비평까지. 미술은 수학처럼 답이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닌데 눈은 꼭 두 개, 얼굴은 꼭 살구색, 얼굴보다 몸은 크게 같은 공식으로만 바라보고 작품을 바라보는 건 아닐까. AI 시대에 꼭 필요한 창의성, 그 창의성을 길러주려면 편견 없이 미술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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