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눈 창비청소년문학 84
주디 블룸 지음, 안신혜 옮김 / 창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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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 이해할 수 없었다. 이런 증오의 바탕에는 두려움이 어느 정도나 자리하고 있는 걸까 궁금했다.(202p)

 나는 평생 두려워하며 인생을 보내고 싶진 않아. 하지만 우리 아빠처럼 되고 싶지도 않아. 가끔 죽음을 생각하면 무서워. 되돌릴 수 없는 일이잖아. 다시 말해서, 한번 끝나면 완전히 끝나 버리잖아. 죽음 뒤에 무언가가 있지 않다면.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지 않다면 말이야. (226p)

 '잘 가, 아빠. 사랑해요. 앞으로도 항상 사랑할 거예요. 이제 아빠 생각을 안 하겠다는 뜻이 아니야. 그날 밤 일을 더 이상 떠올리지 않겠다는 뜻도 아니고. 그건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이니까.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없잖아. 하지만 이제부터는 좋았던 순간들만 기억할 거야. 이제부터는 나도 아빠를 활기차고 사랑이 가득했던 사람으로 기억할게.'(265p)


 하루아침에 강도 살인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은 15살 데이비드. 온 가족이 충격에 빠졌다. 데이비드는 과호흡증후군으로 쓰러지기를 여러 차례. 결국 모든 가족이 회복을 위한 리플레쉬가 필요하단 판단하에 새로운 곳, 고모와 고모부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연구원으로 일하는 고모부와 여러 모임을 가지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고모. 학벌이나 인종으로 사람을 차별하고 선을 긋는다. 뭘 하려던지 간에 위험하다고 못하게 하는 고모부. 결국 그 안에서 데이비스와 엄마는 점점 더 고립되어 간다. 협곡 아래에서 만난 자칭 '울프'. 자원봉사로 간 병원에서 자신이 맡은 환자가 울프의 아버지란 걸 우연히 알게 된다. 갑자기 아버지가 죽은 것과 아버지가 죽어가는 걸 서서히 보는 것과 어느 것이 슬픔의 크기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을까?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슬픔의 크기가 줄어들진 않을 것이다.

 뭐든지 위험하다고 못하게 하는 고모부에게 드디어 폭발하는 데이비스. 정말 고모부가 사는 동네는 뭔가 껍데기로만 사는 느낌이었다. 데이비스가 사귄 친구한테도 이름이 뭐냐, 성이 뭐냐 묻더니 이름만 듣고도 연구소 청소하는 사람인가보네라고 말을 하고, 울프를 보고 계속 미심쩍다가 명문대 다닌다고 하니 그럼 되었다고 말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도대체 뭘 보고 배울까? 학교가 좋다고 소문나 있다곤 하지만 학생들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부모가 정해놓은 길로만 행진해야 하는 아이들. 위험해서 도전도 할 수 없고 명예와 돈이 안되는 일은 할 수가 없다. 아이러니한 건 고모부는 몇천 명도 날려버릴 수 있는 폭탄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스키도 위험해, 협곡도 위험해, 뭐 다 위험하다고 못하게 하니 환장할 노릇.

 아빠의 죽음으로 겁에 질린 데이비드. 빵 칼을 배게 밑에 숨고 잘 정도로 겁에 질리고 세상을 못 믿게 되었지만 결국 마지막엔 빵 칼을 버리고 아버지를 마음속에서 보내준다. 아빠를 잃은 비극에서 회복해 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내려나간 소설. 미국 청소년문학의 고전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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