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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 - 단 한 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
아오야마 슌도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부모와 자식, 부부, 고부 사이가 너무 가깝다면 결점밖에 보이지 않아 서로를 비난하는 나날을 보낼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자기 자신의 인생이 되면 더욱더 가까워 보이지 않게 됩니다. 매일을 함께 살아가면서도 서로를, 자신의 인생을, 가능한한 멀리 떨어져 보는 노력을 계속해나가야 합니다. 전체 모습이 보이면 자연스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입니다. (10p)
"'백 명이 백 명의 아이를 불행에 빠지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제든 원하는 것을 사주고 가고 싶은 곳에 데려가주는 것이다'라고 루소가 말했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다, 저렇게 하고 싶다, 이게 갖고 싶다, 저게 갖고 싶다고 고집 부리는 자신을 내버려두지 않고, 단단히 고삐를 쥘 수 있는 또 하나의 나를 키워내는 일은 부모에게 주어진 중요한 책임입니다."(17p)
내가 바뀌면 세계가 바뀝니다. 상대방이 바뀌길 기대하지 말고, 오로지 자신이 어디까지 바뀔 수 있는가만을 스스로에게 묻는 것입니다. 단 한 번의 인생입니다. 귀신이 아닌, 부처님이 나오도록 기원하면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85p)
생각건대 지옥과 천국은 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 하나, 삶의 하나로 열리는 세계라는 걸 깨닫습니다.(106p)
작가 아오야마 슌도는 1933년 생으로 불교 여승이다. 이 책의 부제는 단 한번뿐인 오늘을 살고 있는 당신에게다. 종교색이 강한 책이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웬 걸. 하나하나 주옥같다.
이 책의 제목, 진흙이 있기에 꽃은 핀다.에 꽃은 연꽃을 말한다. 연꽃은 너무 깨끗한 물에선 피지 않는다고 한다. "진흙은 꽃을 피워내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진흙이 없으면 꽃은 피지 않지만 그렇다고 진흙은 꽃이 아니지요."(24p) 진흙이라는 말이 상징하는, 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서 도망치려고 하지는 않는지요?(23p)라고 묻는다. 절에 가면 연꽃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진흙이 많으면 부처가 된다'는 말이 있나보다. 내 주변에 여러 가지 감정의 진흙이 소용돌이치고, 내 안에서도 스스로 외면하고 싶은 진흙이 때때로 뿜어져 나올 때, 한없이 꽃을 쫓지만 진흙은 마다하고 외면한 채 도망치려고 하진 않는가?
''내가 고통에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나를 구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하려고 하고 고통과 불편함은 기피한다.
고통과 슬픔은 진흙에 비유하여 그 곳에 뿌리를 내려 좋은 스승, 좋은 가르침이라는 인연과 만남으로써 진흙은 좋은 비료로 쓰여 아름다운 꽃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말! 살면서 고통을 외면할 수는 없다. 즐길순 없더라도 이 고통이 내 마음속 진흙이 되어 좋은 비료로 쓰여 좋은 나비효과가 생긴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누구에게든 예고 없이 죽음은 기다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죽음을 의식하지 않는 인생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73p)
항상 내일이 존재한다는 듯이 우리는 산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목격했을 때 내 삶에도 죽음이 존재한다고 잠시 인식할 뿐, 그저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죽음과 등을 맞대고 있는 인생.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우리네 인생.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고, 이 생명을 어떻게 살아갈지 진지하게 생각하라고 한다. 아둔한 인생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인생으로 남는다.
우리는 고통스러울 때 주저 앉는다. 괴로울때야 말로 앞으로 나아갈 때다.
석가모니의 삶에 대해서 여성의 입장에서 달갑지 않지만
그가 깨친 것들ㅡ 이렇게 비구와 비구니를 통해 책으로, 입으로, 여러 경로로 전파되어 사람들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잔잔한 깨우침을 주는 책ㅡ 어른들 선물용으로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