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추는 날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63
황선미 지음, 조미자 그림 / 시공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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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일기 쓰는게 참 싫었다.

매일매일 똑같이 평범한 하루,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 곤란했던 기억

일기 쓰기 싫다. 귀찮다...라는 마음이 차곡차곡 쌓여 잔뜩 밀린 일기들

텅텅 비어버린 일기장을 개학 전날 가득 채우기 위해서

똑같은 하루의 기억을 찾아 헤매였던 심란했던 날...

그때 난 일기장을 감추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일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던 마음,

이 세상에서 일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럼 내 일기부터 감춰야지..

『일기 감추는 날』

제목을 보며 누구나 일기쓰던 어린 시절이 생각날 것 같다.

황선미 작가의 『일기 감추는 날』 이 조미자 작가님의 삽화로 다시 출판되었다.

조미자 작가님은 『불안』 『가끔식 나는』 등 감각적인 그림과 글을 쓰시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 작가님이다.

『일기 감추는 날』의 삽화로 다시 만나 더욱 반가운 조미자 작가님






『일기 감추는 날』 은 동민이가 주인공이다.

조용한 성격에 겁이 많고 소심한 동민이는 꼭 우리 아이를 보는 듯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이다.

하고 싶은 말을 큰 목소리로 와다다다~ 쏟아내기 보단 조용히 자신의 마음 속에 차곡차곡 담는 아이.

동민이의 마음속에 가득 품은 말들을 쏟아내는 곳은 일기장이다.



학교 울타리를 넘는 아이들

엄마는 위험하다고 저런 짓은 하지 말라고 잔소리를 한다.

동민이의 마음속엔 울타리를 넘고 싶을까? 울타리를 넘다 고꾸라진 친구 경수를 걱정하고 있을까?

동민이는 자신의 마음을 일기장에 차곡차곡 써내려 간다.

엄마 아빠가 싸운 일을 썼을 때, 엄마는 지우고 다시 쓰라고 했다.

경수가 잘못한 일을 썼을 때, 선생님은 고자질을 하지말라고 했다.

내 일기장에 내 마음과 생각을 쓰지만 엄마와 선생님은 그런 것을 쓰지 말라고 한다.

그럼 일기장에 어떤 이야기를 쓰라는 걸까?



경수가 울타리를 넘은 일을 선생님께 고자질 한 것을 알고 불같이 화를 낼까봐

학교 가기도 무서운 동민이.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매번 지적하는 엄마와 선생님.

고민이 깊어가는 동민이에게 친구 수연이가 비밀을 말해준다.

일기장을 두 개를 만들라는 것!

진짜 속마음을 쓰는 일기장, 검사를 받는 일기장!

동민이는 정말 두 개의 일기장을 만들까?

경수와는 계속 불편한 관계로 남게 될까?




동민이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릴 적 일기쓰기 싫었던 내 마음과 만나게 된다.

사소한 오해로 친구와 불편한 관계를 가졌던 시간,

엄마 아빠의 잦은 다툼으로 불안했던 밤들...

어린 동민이에게, 어린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누구나 다 그런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된단다. 너만 특별히 불행하거나 불운하지 않아...

동민이가 괴로워했던 걱정들과 하나하나씩 화해를 해가는 것을 보며

나도, 나의 아이들도 이렇게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조미자 작가님의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황선미 작가님의 공감가는 이야기가 함께 어우려져

『일기 감추는 날』 은 멋진 한 편의 동화가 되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함께 골라보았다.

아이의 마음도 내 어린 시절 마음과 다르지 않다.

엄마는 일기 훔쳐보는 엄마는 되지 않을께...지키기 어려운 다짐을 해본다.

일기를 훔쳐보는 엄마도 밉고 검사하는 선생님도 싫다.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면 머리에 담아 두는 게 낫겠다.

너무너무 속상할 때는 높은 건물에 올라가서 꽤액 소리 지르는게 낫겠다.

울타리가 나에게 속삭이는 것 같다.

한 번 넘어봐. 별거 아니야.

며칠 동안 일기는 못 씁니다.

왜냐하면 비밀이거든요.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엄마가 아직도 슬프기 때문이에요.

이런 건 일기가 아니다 하시면 계속 문 잠그는 아이가 될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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