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반항적인 아이가 표지인 이 책의 첫인상이 참 좋았다. 오쿠다 작가 작품 이미지 그대로를 표현하는 듯하기도 하고.. 이 책은 단편이다. 단편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올만에 나온 오쿠다의 소설이고 표지도 맘에 들어 보게 됐다. 무엇보다 1Q84를 보면서 머리를 쓰게 돼서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오쿠다 만의 생각지 못한 데서의 코믹함은 여기서도 살아 있다. 결코 웃기려 한다는 티는 안나면서도 너무 사실적인 표현들에 웃음이 터지는 것이다. 이 여섯 작품에서도 그의 코믹함은 드러난다. 인터넷 경매에 빠져 옥션에 뭐든 갖다 팔 게 없을까 생각하며 매일을 보내는 전업주부의 즐거움은 이전 읽은 책을 중고샵에 팔던 나를 생각나게 했다. 그리고 아내가 별거하자며 집을 나간 후 텅 비어버린 공간을 자신이 희망하던 곳으로 바꿔버린 남자의 로망을 그린 마사하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자만이 미래의 집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게 아니란 것을 알고, 미래에 각자가 원하는 공간을 하나씩 만들도록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매번 새로 직장을 바꾸는 남편 때문에 항상 주기적으로 긴장감을 갖고 일하는 일러스트 이야기도 웃겼고, 14년 근무한 회사가 갑자기 망해 전업 주부가 돼 새로운 행복을 찾는 남편 이야기도 참 재밌었다. 물론 여러 이야기 중 한 두가지는 별로 재미없기도 했지만 그건 개인 취향일 뿐이다. 오쿠다의 팬이라면 복잡하지 않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제목 그대로 해피함을 느낄 수 있을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