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랙 미니 드레스 1 휴먼앤북스 뉴에이지 문학선 16
김민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블랙 미니 드레스~

소위 LBD라고 불리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 중 하나!

 

패션을 생각하는 여성이라면 멋지고 세련된

블랙 미니 드레스를 하나 쯤 갖고 싶어한다.

 

이 책의 제목만 봐도 대강의 내용을 짐작할 만하다.

그저 그런 칙릿 소설의 일종이라고..

 

그러나 이 책은 가볍게 생각하고 읽다가

점점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요즘 취업이 힘든 시기라

 1, 2년 쯤 휴직하고 알바나 어학연수 하고

뒤늦게 졸업하는 게 유행처럼 번진 가운데..

 

주인공외 네 명은 명문대 연극 영화과에 들어와

연극에 대한 열정과 흥미를 잃고 겉돌다 친해진 사이다.

이들은 스물 네살에 바로 졸업을 했다.

 

이들은 중산층이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됐으며

부모님의 도움으로 별 노력 없이 편안하게 살아왔다.

 

그러나 주인공 유민은 대학 졸업 후

자신의 능력으로 아무데도 취업할 수 없고

자신이 스물넷 된 고물 기계 같다고 생각된다.

 

자신의 능력으로 갈 수 있는 덴 없으면서

그저 그런 직장은 무시하고 가기 싫어하는

요즘 20대 중반의 사회 초년생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녀는 한 시간 넘게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야

갈 수 있는 강남에서 항상 친구들과 만나서 논다.

 

강남을 동경하는 20대...

명품백 쯤은 몇 개 가지고 있어야하고

유명 브랜드 옷으로 쫙~빼 입어야 하는..

그래야 강남에서 남들에게 잘 보이는 그런 허영심을 가진

요즘 평범한 젊은이다.

 

이 글에서 나오듯

된장녀의 머리와 순정파의 심장에서 갈등하는 스물 넷인 것이다.

 

말로는 명품 백이나 명품 구두를 선물로 사주고

외제차로 좋은 레스토랑 데리고 다니며 데이트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지만 그런 남자와 사랑은 할 수 없는..

그들에게 선물을 받으면 왠지 찔리고 죄책감 느끼는..

그런 평범한 20대 젊은 여성..

 

이 주인공의 삶을 보면서 참 나와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이제 30을 바라보고 있고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려고 하지만

그런 남자들을 만나면 마음은 안가고..

조그만 선물에도 부담스럽고~

 

요즘 나는 친구에게 그런 삶을 꿈꾼다고 말한다.

'백화점에 외제차 몰고와 발렛파킹하고 문화센터에서 시간 보내고

vip룸에서 차 한 잔 하고 쇼핑 좀 하고 집에 돌아가는...'

그런 삶을 꿈꾼다고..

 

그러나 내겐 그런 능력이 없다.

그럴 능력이 있는 남자를 만날 수 밖에..

그러나 그런 남자와 선을 봐도 마음이 안간다.

좀 괜찮은 외모의 남자에겐 기가 죽어 내 맘대로 못하고,

외모가 마음에 안들고 키작은 아저씨 같은 사람에겐

마음이 안가서 못 만나겠고..

결국엔 비슷한 사람 만나서 결혼하겠지..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남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쁜 여자만 찾지만

여자는 처음엔 잘생기고 키크고 멋진 남자 찾다가

나중엔 돈많은 남자 찾는다"고..

그래서 여자가 더 속물이라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여자들은 모두 그런 삶을 꿈꿀걸..

 

이 책은 그런 스물 네살 여자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현실에서 처한 여러 어려움들을 솔직하게 잘 그렸다.

 

 

20대의 비슷한 고민을 하는 여성들이

읽어보면 공감할 만한 재밌는 책이다~

 

 

 

 

 







 

한마디로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진 않는다는 얘기야. 그런데 요즘 그냥 주변을 보면, 이게 단순히 연예계 같은 특별한 세계에만 적용되는 얘기는 아닌 거 같거든. 난 요즘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은 사라진 게 아닌가 생각해.

노력한 사람보다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더 잘사는 모습을 보고 자라면서, 우리가 모든 부당한 일들에 무감각해져 버린 거야.

 

 

 

여자는 모순의 동물이다. 어느 때는 똘똘 뭉쳐 남성 중심 사회에

맞서 싸우는 척하면서도, 정작 그들 무리 중 누군가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엄격한 성공의 잣대를 들이대며 그녀의 성공을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한다. 우리들의 우정은 모두가 평등할 때만 적용되었다. 특히 모두가 비슷하게 구질구질할수록 우리는 넘쳐나는 우정에 어찌할 줄 모르고 감격한다. 그러다 그들 중 한 명이 빛의 세계로 날아오르면 이번에는 어찌할 줄 몰라 하며 분노한다. 우리 모두가 잘나가게 된다면 그제야 순수한 우정이 싹틀까? 글쎄.

 

 

 

하고 싶은 일이 확실한 사람조차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똑같이 얼굴은 죽상이다. 언제부터 이십대가 이러나저러나 행복해질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을까.

 

 

 

참 이상해요, 선생님. 여자들은 늘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면서도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기를 원하거든요. 그런데 운명적인 사랑은 대부분 가난하고, 조건 좋은 남자에겐 이거다, 하는 느낌이 안와요.

왜 그런 거예요?

 

그래야 드라마가 완성되거든. 여자들은 늘 드라마처럼 살고 싶어 하잖니.

 

 

 

순수하게 친구를 위로하기보다, 현재 우리의 상황을 비교 분석하고 누가 가장 힘들고 누가 가장 힘들지 않은지에만 관심이 있었다.

가장 힘든 사람은 위로받아 마땅하지만 가장 힘들지 않은 사람은 개인의 고민이 어쨌든 간에 힘든 티조차 내지 말아야 한다.

고통에도 크기가 있고 무게가 있다. 가벼운 사람은 자신의 차레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더 크고 더 무거운 고통으로 어깨가 짓눌릴때까지.

 

 

 

 

우린 어릴 때부터 '끼리끼리 논다'는 말을 듣고 자랐어.

그게 엄마들의 단순한 입버릇인 것 같아?

결국 애들은 그렇게 자라게 되어 있어.끼리끼리.....

우린 비슷한 환경과 비슷한 수준의 외모로

끼리끼리 모인 친구들이었어.

누구 하나가 조건을 상실하면

관계는 그대로 무너져버릴 수밖에 없는 거야.

 

 

 

석원오빠. 오빠는 객관적으로 나의 애인이다. 잠자리를 같이하고

고가의 선물을 안겨주며 가장 자주 문자를 하고 안부를 묻는다.

그러나 누군가 내게 진짜 이 남자를 사랑하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나는 석원과 함께할 때보다,

누군가에게 내 애인의 프로필을 읊을 때가 더 행복하다.

석원이 데리고 갔던 비싼 레스토랑과 예술적으로 데커레이션 된 음식 사진을 미니홈피에 업데이트 할 때가 더 두근거린다.

이것이 정상일까?

조건 좋은 남자 친구보다,

조건 좋은 남자 친구를 가진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더 좋아하는 걸까?

그 시선에 중독되어 이 남자를 진짜로 좋아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건 아닌지 늘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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