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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 구혜선 일러스트 픽션
구혜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나도 모르게 배우인 그녀에 대한 편견이 있었나보다.
그녀의 연기가..특히 가장 최근작인 금잔디의 연기때문인지
책을 통해 접한 그녀의 글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기대 없이 읽은 그 글엔 어느 작가 못지 않은 감성이 짙게 배여 있었다.
커피의 쓴 맛이 전혀 좋아지지가 않는
주인공 '연'이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하는
종운과의 사랑을 지켜나가기 위해
그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무료함을 느끼고
항상 바빠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고 힘들어하던 종운은
결국 그녀를 떠나간다.
자신이 좋아하기에 그녀도 즐기기를 원했던,
그래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랐던
담배 한 개비를 피운 후에 돌아보지도 않고
조금의 후회도 없다는 듯이 그렇게 떠나버렸다.
달콤한 코코아만 좋아하는 연이는 현실을 모르는
판타지 속에만 사는 행복만 추구하는 여자였는데
어느새 커피의 씁쓸판 맛을 알아버렸다.
이별의 아픔을 겪고 충분히 아파하고 힘들어 하며
어둠속에서 헤맸던 연이와 작가인 구혜선이 어느새 겹쳐졌다.
그녀가 이미지가 구혜선으로 그려졌다.
그녀의 경험을 살렸다고 해서 그런지,
가슴 아픈 사랑을 겪어서 성숙한 구혜선이 느껴졌다.
그녀도 가슴 깊은 곳에 이런 상처를 꼭꼭 숨겨두었다가
열어보였을 것이다.
첫 이별의 상처 후 자신의 거울과 같아 특별했던..
그래서 더 가까이 하기가 두려웠던 시후를 만나면서
정신적 성숙과 함께 또 한번의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 예기치 않은 이별을 또 겪게 된다.
시후와의 사랑으로 맹목적 희생이 아닌
진실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 연이...
따뜻한 봄을 맞은 연이의 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며,
나의 사랑도 다시 오길 기다려 본다.
또다시 순수하게 사랑만을 할 수 있길 바라며..
p.s: 류이치 사카모토의 '탱고'를 들으며 이 책을 읽었다.
연이가 시후와 함께 맥주를 마시며 부르던 탱고..
난 정열적인 탱고의 춤을 생각하며 빠른 곡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감미로운 째즈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