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집은 어떤 것일까?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뿐이리

내 나라 내 기쁨 길이 쉴 곳도

꽃 피고 새 우는 집 내 집 뿐이리....

 

주인공 위녕이 아빠의 결혼식장에서

<즐거운 나의 집>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아빠의 결혼식과 함께 그녀의 상처도 시작된다.

 

위녕은 열 여덟의 나이에 아빠에게서 도망치고

어릴 적 헤어진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그러나 엄마에겐 이미 성이 다른 두 동생이 함께 산다.

 
 

서로 눈치보고 조심하며 새로운 가족에 적응하며

위녕은 그동안 받았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 가고,

엄마와 동생을 통해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자신을 불행하게 했던 아빠와 새엄마도 이해하게 된다.

  

내 직업이 선생이라 그런지 몰라도

그동안 편부모 가정이나 불완전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많이 봐왔는데

이 책에서 선생님이 이 아이들에게 그랬듯이

본의 아니게 그들에게 상처를 줬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왠지 부모님이 이혼하거나 따로 사시면

그 아이들은 당연히 불행할 것이다고,

부모의 애정이 결핍되었을 거라 생각하며 동정했는지...

그러면서 그들을 어줍지 않은 말로 위로 하려 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나타내기 위해 공지영은 자신의 자전적인 소설을 쓴 듯 하다.

수필이 아닌 소설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사생활이 이러할 것이라

의미없는 얘기는 하지 말라던 작가였지만,

그녀의 삶이나 사상이 이 소설에 그대로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사생활을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유명한 작가를 엄마로 둔 아이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에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세 번의 이혼이란 것에 입방아를 찧던 사람들도

어쩌면 이혼 가정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했던 나도

그녀가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