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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지도 ㅣ 최승필 법 시리즈
최승필 지음 / 헤이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최승필, 『법의 지도: 세상의 질서를 찾아가는 합의의 발견』, (성남: 헤이북스, 2016)
『법의 지도』는 법의 기원과 의미, 사회 운영의 방향, 미래 사회에 대한 대응 수단을 다룬 책이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 일부 있겠으나, 인간의 성품에 관계없이 법의 부재와 부작동이 인간 사회의 악화에 미치는 영향은 익히 봐 왔던 터이다. 특정한 곳을 찾으러 가려면 지도를 보고 가야 하듯이, 인간사회의 모습을 알기 위해서는 법을 알고 대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수월할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여러 가치와 이익이 존재하고 그것들이 부딪치기에 마련이다. 이를 인정하고 조정하기 위해 법이 만들어졌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말이 있듯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한 것이 법이라 할 수 있다. 법은 개인의 권리 보호와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해 인간의 행위를 규제하고 이를 명문화한 것이다.
법은 각 법마다 제정일과 수정 내역이 존재하지만,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고대 로마와 게르만으로 내려온 것들이 있다.(p. 17) 배심원제의 기원은 중세 유럽의 보통법에서 왔으며(p. 19),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는 소유권의 발달이 두드러졌다.(p. 22)
법은 인간이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을 동등하게 돌아가도록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의 ‘동등’이라는 것이 총량을 인구수로 똑같이 나눈다는 뜻은 아니고 ‘불평등이 발생한다면 수정’(p. 33)하여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존 롤스가 예를 든 ‘파이를 가장 공평하게 자르는 법’을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법 자체가 정의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법과 사법절차를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사람이 정의를 구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p. 36) 어느 한 편만의 이익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 갈등을 둘러싼 여러 상황과 개별 이익의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정한 판결에 이르려는 노력은 이러한 부분 때문에 강조되는 것이다. 위 세 가지 측면에서 법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법은 사회를 운영하는 방식이나 방향을 제공하기도 한다. 법 중 가장 상위에 있는 헌법은 국가의 기본을 명시하고 정치조직을 구성하는 방식과 정치가 국민에게 작용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주요 정치 기구인 의회, 행정부, 정당의 구성 및 운영원리를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헌법은 국정을 운영하는데 있어서의 안내서가 된다. 그리고 헌법에 따라 법을 만드는 입법 권력(pp. 128-130)과 법을 집행하는 행정권력(pp. 133-134)이 조직되며 두 권력의 관계가 명시된다.(pp. 134-139) 그리고 두 권력집단의 활동이 한 나라의 정치제도로 형성되는 것이고 국민들은 정치의 영향 속에서 살게 된다. 즉 국민들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와 이를 규정한 법은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이유로 국민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조항 곳곳에 숨어 있는 법률 용어를 이해하는 것과 법이 각종 사회 현상에 있어서 어떻게 적용이 되고 판단 근거가 되는지와 같은 일을 하는 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조인처럼 법 조항 각각의 의미를 일반 사람들이 파악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서 법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그리고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공동체 내에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합의 방식으로써의 법의 의미도 크다. 세상의 질서를 보여주는 법은 멀어 보이지만, 늘 가까이에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법의 실체와 의미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