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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스무살의 도쿄라, 무언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였다.
나의 찬란했던 스무살은 이미 지나버리고 말았지만, 왠지 재밌는 느낌과 함께 설레이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는 히사오의 대학교시절의 달콤한 청춘얘기로 시작해서, 재수생시절로 다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는 다시 시간에 맞춰 전개되어진다.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하자면 도쿄에 처음올라온 히사오의 재수시절부터
전개되었어야 했지만, 작가는 순서대로 가는것이 재미가 없을꺼라고 생각했던건가 , 아니면 어느 가수의 노래 가사처럼
꼭 찰라같아 찬란했던 인생의 순간을 제일 먼저 얘기해주고 싶었던건가, 이런생각들을 잠시 하였다.
어쩐일인지 책장을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빨리 읽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서 길을 걸으면서도 책을 계속 읽었다.
따뜻한 햇살사이로 책장을 넘겼을때 '찌르르 달콤한 기분이 솟구쳤다' 이부분을 읽었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지어 졌다.
그리고 나도 히사오처럼 달콤한 기분이 솟구치는 느낌을 받았다.
달콤한 기분이라, 너무 좋은 표현인데... 이런생각을 하면서 분명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히사오와 내가 하나가 됐음을 알 수 있었다.
979년 도쿄에 내가 묘하게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시대 다른장소에서의 일이였지만, 마치 내가 그자리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고야 올림픽에서의 일만 빼면 내가 히사오였고 히사오가 나였으리라.
나고야와 서울의 투표가 있었던 부분을 읽을땐, 88올림픽이 서울에서 개최되었다는걸 정확하게 알고 있는 나였는데 나도 모르게 정말 나도 모르게 긴장 아닌 긴장을 하고 있었다.
바보같았다는건 책장을 덥고 난 후에 알았다. 그만큼 독자로 하여금 소설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강인한 책인거 같다.
내가 아무래도 이 책에 푹 빠질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삶과 많이 닮아서 일지도 모른다.
친구들보다 빨리 사회초년생으로 살아가는 부분도, 나는 아직 떠나지 못했지만, 히사오가 도쿄의 꿈을 품고 따분한 동네를 떠난 것도 정말 내 생각을 옮겨놓은 듯 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내 인생의 20살은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다이어리에 무작정 적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앞으로의 내 인생에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상상도 하게 되었다.
앞으로 내 앞에 펼쳐질 멋진 인생을 위하여, 젊음이란 특권을 가지고 어른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힘껏 내딛어야겠다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