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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리오 영감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41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맨 처음부분인, 보케부인의 하숙집이 묘사되고 등장인물이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할 때는, 참 읽기 힘들었습니다. 자꾸 읽다 말다 읽다 말다...
그래도 1장 도입부를 넘기고 익숙해지니까 글이 처음보단 쏙쏙 읽히더라구요. 다만 발자크의 문체가 구구절절히 무언가를 설명해주는 식이라, 부담스러울 때도 있긴 했습니다.
<고리오 영감>은 인물묘사를 참 재미나게 했습니다. 인물 인물마다 복잡한 사정과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는데요. 물론 소설의 중심 인물은 고리오씨와 외젠 라스티냐크입니다만, 저는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겠습니다.
하숙집을 소개하면서 처음 나오는 <보케 부인>입니다. 돈만 밝히는 속물적인 아줌니죠.
`받은 돈에 정확히 비례해 사랑을 베풀어주는` 이 아줌니가 고리오 영감을 왕따시키게 되는 과정이 참 재밌습니다.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면서 돈이 많아보이는 영감을 추켜세우다가, 거절당하고 혼자서 다시 북치고 장구치며 온갖 안 좋은 소설을 써 나갑니다. 그러면서 하숙집의 저녁식사 시간에 고리오씨를 은근히 언어적으로 괴롭히죠. 참 고약한 아줌니입니다.
후반부에 하숙집에서 여러 인물들이 나갈 때도, 그들의 안위는 전혀 관심이 없고, 줄어드는 하숙비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다음으로는 <보트랭>입니다.
예비 상속인 빅토린과의 결혼을 은근히 부추기는 인물입니다. 주인공의 속사정을 훤히 들여다보면서, 거친 말로 사교계의 민낯을 까발립니다.
처음엔 보트랭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작용할 줄 알았습니다. 거의 모든 면에서 엄청난 능력자로 소개가 되길래, `아, 끝까지 라스티냐크는 보트랭과 고리오영감님 사이에서 갈등하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중간에 허무하게 퇴장해버리셔셔, 그러고 다시는 등장하지 않더라구요. 당연히 소설 주인공처럼 초점은 <고리오 영감>에 맞춰져야겠지만 좀 아쉬웠습니다.
다행인지 몰라도 발자크의 다른 소설에서 주요 인물들이 재등장한다고 하는데, 언젠가 볼 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리오 영감>. 불쌍하더라구요. 나중에 가정교육에 대한 힌트를 얻었습니다. 또, 돈 관리는 모두 철저히 합시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