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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 - 1부 1권 ㅣ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1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토지를 읽을 때는 그 방대한 분량에 짓눌려 한줄한줄 읽어나가는 것만 해도 힘이 겨웠다. 1부, 그러니까 1권부터 4권까지를 종이책으로 읽고 다시 1권부터 전자책으로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인물들이 눈 앞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처음 읽었을 때 놓쳤던 묘사들을 발견했고, 세세한 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최참판댁과 마을의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부담스럽고 읽기 쉽지는 않은 편이었지만, 첫 번째 읽을 때보다는 훨씬 수월했고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1권, 특히 1장은 하동리의 상황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고 있기에 큰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인물 소개와 배경 묘사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2장에서는 서서히 과거의 내막, 특히 윤씨와 구천이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이라면 마을의 장정 이용의 사랑이야기는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옛 사랑과의 불륜 관계이지만 그 상황이 애틋하게 그려지고 있다. 월선이와의 사랑과 그에 따른 아내 강청댁의 강짜, 그리고 마을 아낙들의 관계가 맛깔나게 그려진다.
2, 3권의 내용이 기억나지가 않는다. 얼른 다시 읽어야겠다.
- 전자책은 종이책 2쇄를 기준으로 제작되었기에 오타가, 특히 띄어쓰기 누락이 눈에 많이 띈다. 내용 파악에는 문제가 없지만 확실히 거슬린다.
고종 31년, 지금으로부터 사 년 전에 이미 공사노비의 제도를 없이함으로써 오랜 노예의 멍에로부터 노예들은 해방되었다고 하지만 끈질기게 내려온 제도가 빚은 기습이 일조일석에 없어질 리는 없고 특히 서울과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는 사실상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1편 2장 추적 中
솜뭉치 같은 구름이 뭉게뭉게 피는 하늘은 더없이 평화스럽다. 들판을 오가는 농부들의 모습에서도, 강을 따라 흘러 내려가는 뗏목, 개천가에는 어미소를 따라다니는 송아지, 모든 것은 다 평화스럽다. -1편 9장 소식 中
봉순이는 연못 속에 퐁당퐁당 돌을 넣으면서 흥얼거리고 있었다. 하늘은 유리알같이 맑게, 햇빛이 그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1편 4장 수수께끼 中
푸른 하늘에 얼굴이 둥실 떠 있었다. 길상은 타래박을 풍덩 던진다. 얼굴이 부서져서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푸른 하늘도 주글주글 구겨졌다. -2편 2장 사라진 여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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