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물 전쟁 - 리튬, 구리, 니켈, 코발트, 희토류 미래경제를 지배할 5가지 금속의 지정학
어니스트 샤이더 지음, 안혜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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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재집권 이후에 안 시끄러운 분야가 없지만, 특히 광물 분야를 둘러싼 소란은 말 그대로 '전쟁'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광물이란 전통적으로 경제활동의 근본이 되는 물질이었고, 오늘날에는 첨단산업(전기자동차)과 안보(최신 무기 체계)와 관련해서도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참에 흥미로운 책이 출간되었길래 냉큼 구매해 읽어보았다. (사족이지만 표지가 예뻐서 산 것도 있다. 꼭 실물을 보시라.)


책은 미국을 시작으로 광물 패권의 맥을 짚는다. (요즘 가장 뜨거운 뉴스인) 희토류를 둘러싼 미중 충돌의 근원이 무엇인지, (얼마 전까지 가장 뜨거운 뉴스였던) 알래스카의 미래는 어찌 될지, 전 세계의 광산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남미는 광물의 저주를 떨쳐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애플과 테슬라 등 첨단 기업은 어디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안보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사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때까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오바마가 사실은 중국의 간첩인가 싶을 정도로, 광물 패권을 순순히 중국에 넘겼다. 바이든 행정부 때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런 흐름에 제동을 걸려 했으나, 이미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사실상 포기했고. 광물 패권에 대한 '미국답지' 않은 이 안일한 대처가 참 미스터리했는데, 이 책을 보며 약간은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당연히 오바마가 중국 간첩이었던 것은 아니고... 미국 내부의 수많은 정치·경제·사회 주체들 사이의 상호작용과 알력이 어떤 부분에서 판단의 공백을 만들었고, 그사이 환경이 주요 아젠다로 떠오르며 그런 상황이 계속되었으며, 이후 '행정의 연속성'을 따라 문제가 점점 심화되다가, 지금에 이르러 미국의 안보에까지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 


굳이 강조하건대, 이것은 단순히 옛날이야기로 치부할 게 아니다! 지난 20여 년간의 일을 알면, 지금부터 어떻게 흘러갈지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정부 부처, 기업, 환경 단체 중 누구를 주목해야 할지가 보이고, 그들의 상호작용이 국가의 다음 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보인다.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은 지금, 다시 한번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정치든 경제든 겉으로 드러나는 거대한 흐름을 캐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이면의 디테일한 사건들을 깊이 파고드는 일 또한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디테일의 디테일로 무장한 이 책을 광물 전쟁의 진면모와 미래 향방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ps.

마지막으로 투자 얘기가 빠지면 섭섭하겠다. 교양의 차원이 아니라 정말 돈을 벌고 싶어서 이 책을 펼쳐보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자, 이 책에는 광물 전쟁의 최전선을 누비는 핵심 광업 기업들의 이야기가 정말 잘 정리되어 있다. 어디가 유망하고, 어디가 힘이 빠지고 있는지, 전망은 어떠한지 등등. 그리고 광업 기업들은 전 세계적 유통 기업들과 불가분의 관계다. 그 뒤로 애플, 테슬라 같은 제조 기업들이 이어진다. 


정리하자면,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귀중한 광업 기업들의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의 파급 효과(쉽게 말해 덩달아 돈을 벌 수 있는 기업들의 정보)까지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러니 눈이 밝은 독자라면, 이 책에서 쉬이 돈의 광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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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작가 초롱
이미상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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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받아 읽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자극이 되는 소설을 만났습니다. 경장편 준비 중이시라는데, 역시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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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불러보았다 - 짱깨부터 똥남아까지,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정회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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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감해지지 말자. 시작은 우리의 낯 뜨거운 모습을 바로 볼 용기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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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몫 - 일반경제 시론―소진/소모
조르주 바타유 지음, 최정우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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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에도 나오듯이, 바타유의 책으로 바타유 사상에 입문하기에는 가장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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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투기의 민족입니다 - 쩐내 나게 벌어 부내 나게 살았던 500년 전 조선 개미들의 인생 역전 분투기
이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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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다. 그냥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사료를 바탕으로 해서 더 재미있다. 요즘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아 더 공감되기도, 또 씁쓸하기도. 이런 이야기들을 어찌 모았을까, 작가가 대단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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